삼성전자 C-Lab 이식에서 출발 대구 스타트업 지원하는 명품 프로그램 안착
2014년부터 7년동안 매출 2352억원, 투자유치 835억원, 신규 고용 1226명 성과
이재일 센터장 "좋은 기업 넘어 위대한 기업 탄생시킬 것"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이재일·이하 대구센터)가 수행하는 'C-Lab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하 C-Lab)'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명품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센터는 C-Lab을 첫 도입한 2014년부터 내달 졸업을 앞둔 C-Lab 11기까지 7년 동안 총 153개 기업을 배출했고 이들 기업이 일으킨 매출이 무려 235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C-Lab은 그동안 투자유치 835억원, 신규 고용 1226명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Lab 제도가 대구센터에 성공적으로 이식돼 대구지역 스타트업 성장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C-Lab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 말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C-Lab을 2014년 도입한 대구센터는 창업 7년 미만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사무공간 지원부터 사업화 지원, 투자유치 기회 제공 등 스케일업에 이르는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해 왔다.
특히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C-Lab 기업들이 돋보인다. 폐 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 '불로(BULO)'를 개발한 C-Lab 11기 브레싱스(대표 이인표)는 'CES 2021 혁신상'과 'WIS 2021 혁신상(과학기술정보통신 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인기몰이 중인 '불로'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폐기능을 검사할 수 있는 제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C-Lab 11기 닥터가이드(대표 장지호)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서비스 '닥터나우'를 개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iF디자인어워드'에서 UI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창업 2년만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팁스(TIPS) 과제 준비와 함께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가 환자를 원격으로 진료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정부가 병원 내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한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하면서 원격의료의 길이 열림에 따라 닥터가이드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VR)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C-Lab 8기 맘모식스(대표 유철호)는 최근 온라인 수업이 가능한 비대면 교육용 솔루션 '갤럭시티:스쿨'을 공개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온라인 공간에 접속해 영상·문서 등 교육자료를 공유하고 실제 교실처럼 자연스럽게 음성대화와 채팅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야외 활동이나 샘플 수업이 어려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교육 메타버스다.
맘모식스는 어떤 기기로던 접속 가능한 '크로스플랫폼' 기술을 통해 개발한 VR 메타버스 플랫폼 '갤럭시티'를 세계 120개국에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당 분야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그 외 대구센터 C-Lab 보육기업 5개사(씨케이머티리얼즈랩, 솔티드, 망고슬래브, 오퍼스랩, 제나)는 지난해 정부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종합금융지원방안'에서 혁신성장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센터는 이와 관련 13일 C-Lab 11기 데모데이를 연다. 50여명 투자자가 참가하는 이번 행사에는 휴컨, 닥터가이드, 브레싱스 등 10개 스타트업이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투자유치를 위한 IR피칭에 나선다.
이재일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대구시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C-Lab 1기부터 11기까지 지역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할 수 있었다”며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탄생할 때까지 지역 대표 창업지원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센터는 오는 20일까지 C-Lab 12기 참가기업을 모집한다. 우수 아이디어나 기술을 보유한 창업 7년 이내 법인기업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선정 기업에는 사업화자금 2000만원, 사무공간, 맞춤형 사업연계, 성장단계별 교육, 전문가 멘토링, 글로벌 전시 참가 등을 지원한다. 대구시와 삼성전자가 공동 조성한 120억 규모 C-Lab 펀드(인라이트6호 CD펀드)로부터 최대 5억까지 투자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