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은 핀테크 유입으로 소비자 금융서비스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된 것과 같은 새로운 혁신을 촉발할 것입니다.”
금융사 고위 관계자 말이다.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카드 '하나원큐페이' 중심으로 금융지주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을 선언하면서 이른바 5대 금융지주 모두가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이는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이른바 빅테크가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금융회사들의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액은 전년 대비 41.6% 급증하고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이용액은 45.7%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에 금융회사 간편결제는 30% 수준에 불과했다.
일부는 빅테크에 전통 금융사가 종속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기술 발전으로 일상에서 모바일 등을 통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행태로 변모하고 있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더 간편하면서도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이동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추세에 뒤떨어지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의 한 명인 기자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내가 선호하는 서비스를 다양한 업체 가운데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이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 사업에까지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경우 전통 금융사와 빅테크 간 디지털 금융 경쟁이 촉발되는 등 소비자는 더 새로운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선 향후 은행,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가 경쟁력을 상실하고 핀테크 업체에 시장을 빼앗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통 금융사는 과거에도 다양한 기술을 도입,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살아남았다.
이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통 금융사가 시장 변화에 맞게 서비스를 개발·도입, 더 다양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한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