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대국민 사과..."19년 만에 회장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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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19년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최근 '불가리스 코로나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홍 회장은 사임을 결정하고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며 대국민사과에 나섰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또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런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며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2013년 회사의 물량 밀어내기 논란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살을 깎는 혁신으로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 번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불가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혼합해 원숭이 폐에 주입했더니 바이러스의 77.8%가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에는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이어졌고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했다.

이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세종시는 불가리스를 생산하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논란이 커지자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들도 단체 행동에 나섰다. 전국대리점주협회는 지난 달 29일 이광범 대표 퇴진과 대리점 정상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국 모든 대리점이 주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본사 측에 전달했다.

이번 대국민사과에 대리점 피해보상안에 대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지만 대리점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만큼 대리점협회는 단체행동을 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유업 전국대리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본사 측에 요구안이 받아들여져 잡았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면서 “이번 사건 이후 본사 측에 대리점 지원 관련 세부적인 내용을 요구할 생각이며 회사와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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