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포스코, 印尼 열연 공장 신설 효과는?

크라카타우스틸에 경영권 넘기고
적자 부담 낮추는 등 재무 안정 도모
현지 생산으로 아세안 수출 관세 회피
가격 경쟁력 높여 中·日 업체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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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의 합작 일관제철소 크라카타우포스코(PT.KP)에 열연 라인을 신설한 것은 재무 안정화와 함께 동남아시아 철강 시장 공략을 강화할 '묘수'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열연 가격 상승과 맞물려 수익 극대화까지 기대된다.

◇크라카타우스틸, 열연 라인 전액 현물출자

PT.KP를 합작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스틸은 이번 열연 라인 신설 비용을 전액 출자했다.

이번 출자로 포스코가 보유한 PT.KP 지분율은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진다. 반면에 크라카타우스틸은 기존 30%에서 60%로 높아진다. 지분 역전으로 사실상 PT.KP 경영권이 크라카타우스틸로 넘어가는 셈이다.

애초 포스코는 PT.KP에 약 8000억원 안팎을 출자했다. 이를 감안하면 크라카타우스틸은 열연 라인 신설에 수천억원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이번 열연 라인 신설과 크라카타우스틸 출자로 재무 안정화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PT.KP는 지난 2018년 304억8000만원 당기순이익을 낸 이래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각각 1675억1500만원, 2046억1700만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만 이번 열연 라인 신설로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포스코 적자 규모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철강 시장 공략 강화

포스코는 열연 라인 신설로 동남아시아 철강 시장 공략도 지속할 수 있다. PT.KP가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 인접한 동남아시아 지역 요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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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지은 일관제철소 크라카타우포스코. [사진= 포스코 제공]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포스코 경쟁사인 중국과 일본 철강사들이 진출해 있다. 일본의 경우 신일철주금과 JFE 등이 일찌감치 인도네시아에서 철강 제품 생산 능력을 키웠다. 중국은 청산강철 등이 진출했다. 이들은 현지 공장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 후 수출 등 판매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열연 라인 신설을 통해 경쟁 철강사들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 PT.KP가 직접 열연 제품을 생산,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내수가 적은 완성형 산업이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철강 시장 공략을 위한 요충지인데, 포스코가 이 곳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면 중국과 일본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열연을 생산, 수출하면 수입 관세 부담이 커진다”면서 “하지만 아세안(ASEAN) 지역인 인도네시아에서 다른 동남아 국가로 열연을 수출할 때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열연 가격은 최근 오름세다.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영향으로 꼽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제 철광석 가격 벤치마크인 '62% Fe 분광 중국 칭다오항 철광석' 가격은 톤당 178.4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0년 간 최고치로 중국 철강사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등 메이저 철강사들은 철광석 가격 인상분을 열연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수익을 극대화하고, 동남아 철강벨트 선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열연 라인 신설로 재무 부담을 줄이면서도 동남아 철강 시장 공략을 지속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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