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날개단 이원준 “초대 챔피언 자부심 커...우승컵 지켜내고 싶다”

작년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 우승
내가 더 잘해야 대회도 빛날 수 있어
BC카드와 메인 스폰서 계약 새출발
코리안투어 전념...평균 60타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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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준이 인터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2020시즌은 이원준(36, BC카드)에게 터닝 포인트였다. 작년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풀 시즌을 치른 이원준은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에서 1년 4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전자신문 오픈 우승으로 명출상(신인상) 부문 1위로 올라섰고 결국 KPGA투어 역대 최고령 신인왕 타이틀까지 손에 넣었다. 신인왕은 이원준의 첫 시즌 타이틀이다.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 초대 챔피언에 오른 이원준은 2019년 KPGA 선수권 대회에 이어 2020년에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믿고 보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돌아온 천재' '최고령 신인왕'은 이원준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신인왕이자 베테랑인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원준은 2021시즌을 앞둔 지난 3월 말, BC카드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메인 스폰서 계약이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는 질문에 이원준은 “나이가 좀 있다 보니 어린 시절처럼 감정을 잘 내비치지 않게 된다”면서도 “좋은 선수가 있는 BC카드 골프단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 골프장 안팎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입가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 초대 챔피언으로 올 시즌에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을까.

이원준은 “여러 가지 목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디펜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대 챔피언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대회 시작을 함께했다는 영광스러운 의미는 물론 내가 더 잘해야 대회도 빛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초대 챔피언답게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생애 첫 우승이었던 KPGA선수권대회 관련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2019년 KPGA선수권대회가 생애 첫 우승이었던 만큼 지난해 첫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나서는 거라 기분이 남달랐다. 그래서 달력에 표기까지 해두고 준비했는데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 전자신문 오픈은 꼭 잘해보고 싶기 때문에 달력이 아닌 마음속에 새겨두고 열심히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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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이원준. 사진=김민수 기자

이원준은 자신과 관계된 일을 직접 챙기는 꼼꼼한 성격이다. 시즌마다 우승을 챙기며 두둑한 상금을 벌어들이고 든든한 메인 스폰서까지 있는 프로골프 선수라면 연습과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계약 및 투어 일정에 필요한 예약 등을 맡아주는 매니저가 있기 마련이다. 이원준은 모든 일을 직접 챙긴다. 이번 BC카드와 메인 스폰서 계약도 매니지먼트사가 아닌 본인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는 “직접 하는 걸 선호한다. 처음 데뷔했을 때 후원사였던 LG전자에서 파견한 매니저가 있었지만 직접 하는 게 편하다고 느꼈다. 항공 스케줄이나 숙소 등 결정은 결국 내가 해야 하는 데 매번 매니저와 몇 차례 내용을 주고받는 게 오히려 더 불편했다. 내 일이니 내가 직접 하면 가장 빠르고 좋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야기 중 잠시 망설이던 이원준은 오래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과거 프로 데뷔 때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LG전자에서 후원까지 해주셨다. 하지만 당시 내가 한국말이 서툴러서 주변 분들에게 잘 대하지 못했다. 핑계겠지만 당시엔 어리기도 했고 한국 환경을 잘 몰랐다. 그때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여전히 대화 전에 영어로 먼저 생각하고 한국어로 말하는 수준이지만 편하게 즐겁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가능하다면 팬들에게도 최선을 다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준은 올 시즌에도 KPGA 코리안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원준은 “올 시즌에는 KPGA투어에 집중할 생각이다. 주변에서 메인 스폰서가 생겨서 그런 거 아니냐는 분들도 계신데(웃음) 사실 메인 스폰서 계약 전에 코리안투어 풀 시즌을 뛰겠다고 마음을 정했다”면서 “초대 챔피언에 오른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 타이틀 방어와 우승했던 KPGA선수권대회 우승은 꼭 하고 싶다. 여기에 우승하고 싶은 두 개 대회를 더해, 조금 큰 목표이지만 시즌 4승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또 하나의 목표도 있다. 바로 60타대 평균타수다. 그는 “지난해 기록이 70.44타였다. 올해에는 꼭 60타대 평균타수를 기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로 주목받았던 거물신인. 그러나 그에게도 프로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이원준은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두 시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가치를 증명해냈고 올해에는 자신이 이룬 것을 지켜내야 하는 목표까지 생겼다. BC카드 후원까지 받는 만큼 자신감도 높다. 2021시즌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을 시작으로 이원준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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