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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속에 있는 줄 알고 있던 공인인증서가 또다시 금융혁신의 발목을 잡았다. 공인인증서가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4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때문이었다. 당시 외국인들이 공인인증서 장벽으로 극 중 천송이(전지현)가 입은 코트의 구매를 포기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인인증서 비판에 불이 붙었다.

마침내 지난해 말 전자서명법 개정에 따라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됐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고 있던 공인인증서의 망령이 금융혁신 사활이 걸린 마이데이터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

오는 8월 본격 시행하는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수단으로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만 허용된다는 소식에 업계와 소비자 모두 혼란에 빠졌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지 않고도 빠르고 간편하게 내 자산을 볼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공동인증서를 통합인증 수단으로 의무화할 경우 이용자는 공동인증서 만료 시 번거로운 재발급은 물론 은행 앱에서 인증서를 복사해 마이데이터 사업자 앱으로 전송하는 과정 등 번거로움을 치러야 한다. 정부 부처 시각으로 소비자와 공급자가 처할 상황을 담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공인인증서는 마이데이터 혁신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격이다.

물론 여러 정부 부처 간 이해 관계와 법리 문제가 얽혀 있다. 본인확인 기관 지정은 방송통신위원회, 전자서명인증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무 부처다. 또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증서를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금융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인증은 소비자 편의성 제고가 먼저다. 당장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가장 먼저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아쉽게도 공인인증서를 통한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시작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안이라도 다양한 사설인증서를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도입,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정부 부처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전자서명인증사업자 통합인증 도입을 서두르는 것이 최선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