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이 지분 26%를 보유한 포티투닷이 자율주행을 포함한 모빌리티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판매한다. 카카오모빌리티처럼 모빌리티 사업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기술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와 공동으로 출자한 모빌리티 회사 '퍼플엠'의 파트너사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포티투닷은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SaaS 형태로 판매하는 기술기업을 지향한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차·기아 등 포티투닷 주주 이외 다른 기업과도 기술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아직 외부에 SaaS 방식 '도심형 모빌리티 운영 시스템(UMOS)'을 적용한 사례는 기아의 자동차 구독형 서비스 '기아플렉스'가 유일하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을 비롯해 다양한 미래차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 레이더 기반의 센싱 기술뿐 아니라 지도 생성 및 업데이트, 차량 관제, 경로 안내, 배차 방법, 보안 등 광범위하게 투자하고 있다. 차량 호출·공유, 수요응답형 택시, 스마트 물류, 음식 배달 등 다양한 모빌리티 기반 서비스에 활용 가능한 기술들이다.
포티투닷이 개발한 기술은 UMOS 플랫폼에 담긴다. 향후 서드파티에게 UMOS 플랫폼을 개방할 계획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포티투닷이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자사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부족한 기술 개발 역량을 UMOS로 메울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렌터카 업체가 시간 단위 차량 공유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 포티투닷은 기술 사용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가장 기대되는 건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포티투닷도 세계 각국 자율주행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레벨4 자율주행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한 형태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포티투닷은 이미 도로 주행에 필요한 일정 수준 기술력을 확보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고 현재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인 서울 상암동 일대에서 테스트 중이다. 이르면 5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려졌다. 2023년 7월부터는 세종 스마트시티에서 수요응답형 택시·셔틀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포티투닷은 클라우드 기반 지도 제작 소프트웨어(SW) '유모스 맵 스튜디오'도 개발했다. SaaS 형태로 제공해 활용 목적에 맞는 지도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카메라 기반의 지도 갱신 하드웨어(HW) '맵퍼'는 고객사 모빌리티에 장착해 지도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데 활용한다.
이외에도 △카메라, 지도, GPS를 활용한 맵 매칭 보정 방법 △블룸 필터를 활용한 이미지 및 차량 정보의 경량화 전송 방법 △현재 탑승자 유무와 관련 없이 도착시간을 우선 고려한 배차 방법 △최종 목적지 도달에 필요한 각종 모빌리티 통합 안내 방법 △목적지 인근 주차장 안내 및 라스트마일 수단·경로 안내 방법 등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각종 모빌리티 기술을 SaaS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아직 모빌리티 사업에 직접 진출한다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포티투닷 사업 방식은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주주사 기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포티투닷이 기아가 설립한 전기차 기반의 e모빌리티 기업 '퍼플엠'의 지분 15%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티투닷 기술을 활용하는 서드파티들이 퍼플엠과 협업하도록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퍼플엠은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해 유연한 협력체계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아 관계자는 “퍼플엠은 신생 기업으로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라며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언급하기엔 이른 시기”라고 말을 아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