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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 '황사'가 찾아왔다. 중국과 몽골에서 10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황사가 발생하며 16일부터 한반도 전역이 희뿌연 모래 먼지로 뒤덮였다.

황사는 중국 북부지역·몽골 남부지역 사막에서 발생한 모래먼지 현상에서 기인한다. 중국 네이멍구와 고비 사막 부근이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강한 바람으로 모래먼지가 수㎞ 상승, 우리나라까지 이동한다. 대류권 제트류를 만나면 북미대륙까지 날아간다.

황사는 미세먼지(10㎼)나 초미세먼지(2.5㎼)보다 입자가 크다. 말그대로 모래 먼지이기 때문에 대기가 누렇게 물든다.

발생 빈도와 세기는 겨울철 강설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눈이 사막을 뒤덮는 면적이 넓어지고 적설량이 높아지면 황사가 약해진다. 봄으로 접어들어 사막의 눈이 녹고 땅이 건조해지면 바람이 불때마다 황사가 발생하는데 만약 눈이 많이 내리고 추워서 사막의 동토가 늦게 녹으면 황사가 덜 발생한다.

여름철엔 중국 북부지역도 습도가 높아지고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황사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설령 발생해도 중국 남풍 영향으로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황사 발생은 중국 북부지역과 몽골 남부지역의 기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 지역 기후는 다시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지역 영향을 받는다. 동남아시아 영향을 받는 중국 남부지역에서 상승한 공기가 중국 북부지역에서 하강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기후변화가 황사를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 십 수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극의 봄철 빙하 면적이 작으면 우리나라 황사 발생 횟수가 늘어나는 상관관계가 뚜렷했다. 북극 빙하가 줄면 동북아시아에서는 기압골이 강화되는 데 이는 몽골, 중국 북부 등 황사 발원지의 대기 불안정을 초래한다.

또 기후 변화로 동북아시아 지역 기온이 올라가면 사막에 쌓일 눈이 줄고 사막 동토 발생 면적도 줄어든다. 사막화도 가속화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해 빙하가 감소하면 황사가 더 자주 발생하고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 대기도 변화해 황사 유입을 차단하는 사례도 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황사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중국·몽골 지역 사막화를 억제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 방법 등이 거론되지만 체감할 정도로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과 중국이 손잡고 전에 없는 강력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양국도 마땅한 대책 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되레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언론이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환경과 대기 문제는 국경이 없다”면서 “검측기관에 따르면 황사는 중국 국경 밖에서 시작됐고 중국은 단지 거쳐 가는 곳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