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B그룹이 국내에 펩타이드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공장을 보유한 에니젠을 인수한다. 최근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등으로 주목받는 펩타이드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애니젠은 10일 15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에 HLB그룹 계열사 7개사가 참여하고, 이들은 50억원 전환사채(CB)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별도로 재무적투자자(FI)도 50억원의 유증과 350억원 규모 CB에 참여했다.
주권매매거래정지 통보를 받는 등 자금난에 시달렸던 애니젠은 HLB그룹 인수로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기존 GLP-1 비만치료제 대비 약효와 약동(PK)을 크게 개선한 신규 GLP-1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HLB그룹은 이번 애니젠 인수로 계열사 간 유기적 협력을 기대했다. 애니젠이 개발한 펩타이드 소재만 5000가지가 넘는다. 활용분야도 의료용 소재·치료제는 물론 화장품 등 미용 분야도 포함된다. 회사는 향균 펩타이드로 임상 단계에서 패혈증 치료제를 개발 중인 HLB사이언스와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창윤 HLB그룹 M&A 총괄 부회장은 “애니젠은 25년간 펩타이드 연구에 집중해온 기업으로, 최근 출시된 비만치료제의 내성문제를 극복한 천연 펩타이드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높다”면서 “HLB그룹의 자금과 기술력이 더해진 만큼 앞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강화를 통한 안정적 매출 확대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임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