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가구는 1인 가구 52.6% '최다'
내년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년층 진입과 건강 습관 개선으로 유병률은 소폭 낮아졌지만, 절대적인 치매 환자 수가 증가한 탓이다. 여성과 농어촌, 독거가구 등에서 치매 유병률이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12일 2023년 치매역학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16년 치매 유병률 9.50%에 비해 0.25%포인트(P) 감소했다. 복지부는 1차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의 노년기 진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치매 유병률 계산 시 분모가 되는 65세 이상 인구가 2016년 역학조사 당시에 비해 약 268만명 증가했다.
노년층 교육수준이 향상됐고, 음주와 흡연 등 건강 행태가 개선된 점도 유병률 완화에 기여했다.
기억력, 언어능력 등이 저해됐지만 일상생활은 수행할 수 있어 치매는 아닌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016년 22.25%에서 2023년 28.42%로 상승했다. 치매 진단 기준 세분화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진단이 가능해졌고, 검진 활성화로 치매로 악화되기 전에 진단받은 이유가 컸다.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 수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올해 치매 환자 수를 97만명으로 추정했다. 유병률로는 9.17%다. 내년에는 101만명, 2044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16년 역학조사에서 2025년과 2040년에 각각 100만명, 200만명 돌파 시점으로 잡은 것에 비하면 상승세가 완만해졌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는 올해 298만명을 기록하고, 2033년은 400만명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도인지장애는 7년 전 전망보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성별 치매 유병률은 남성이 8.85%, 여성이 9.57%로 나타났다. 여성은 7년 전에 비해 0.9%P 낮아졌지만, 남성은 유병률이 0.7%P 증가했다. 남성의 흡연률, 과체중·비만율, 당뇨병·순환기계 질환 등 건강행태 차이가 원인으로 꼽힌다.
연령별 치매 유병률은 75세 이상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고, 85세 이상은 20%대를 초과했다. 65세~79세까지는 남성의 치매 유병률이 여성보다 높았지만, 80세 이상은 여성 치매 유병률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농어촌 유병률이 높았고, 가구 유형으로는 독거가구, 교육수준은 무학층에서 치매 환자가 두드러졌다. 치매 환자 가구 형태는 1인 가구가 52.6%로 가장 많았다.

우울 수준 역시 전체 노인 3.1점에 비해 지역사회 치매 환자 5.8점, 시설·병원 치매환자 7.1점으로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지역사회 환자 가족의 45.8%가 돌봄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복지부는 이번 역학·실태조사로 확인한 치매 환자 특성, 정책 체감도, 돌봄 부담 등을 바탕으로 내년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한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치매 환자와 가족 부담을 경감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