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현대차그룹, 4년간 미래 기술에 5조원 이상 투자

美 모셔널·오로라 등 자율주행 적극 투자
신기술 기업과 손잡고 경쟁력 강화 총력
수소 인프라 등 친환경차 판매 증대 추진
지구촌 곳곳에서 '미래차 파트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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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로고.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7년부터 현재까지 최소 5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미래차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며 수많은 회사 지분을 확보했다.

자율주행·커넥티드 등 자동차의 '첨단화'와 전기차·수소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는 물론 차량 공유경제 등의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국내외 여러 기업과 손을 잡으며 미래차 전환의 경쟁력을 쌓고 있다. 자동차 부품 내재화를 위한 기업 투자에 주력했던 MK(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시대와 다른 모습이다. 본지는 지난 4년간 현대차그룹의 투자처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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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는 '자율주행'…미래차 기술 확보+판매 증대

현대차그룹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신기술 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기술 제휴를 통해 현대차그룹 기술력을 빠른 시간 내 제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한 분야는 자율주행이다. 미래차 기술 확보뿐 아니라 향후 로보택시 사업에서 현대차그룹의 차량 판매를 확대화할 수 있어서다.

대표 사례가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셔널'이다. 미국 '액티브'와 세운 합작사로 약 2조49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역대 최대 규모 투자다. 모셔널은 2023년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를 통해 로보택시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 다른 미국 자율주행 기업 오로라에도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오로라는 현대차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하드웨어(HW)와 관련해선 라이다 시장 1위 업체인 '벨로다인'에 약 587억원을 투자해 지분 3%를 확보했다. 라이다, 레이더는 카메라와 함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3대 핵심 센서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양산차에 적용할 라이다를 공동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라이더 업체 '옵시스', 미국 레이더 업체 '메타웨이브', 미국 열화상 센서업체 '옵시디언'에 투자했다.

센서로 확보한 데이터 분석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프트웨어(SW) 관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비전 인공지능(AI) 업체인 이스라엘 '알레그로.ai'와 '디아이디', 중국 '딥글린트', 미국 '넷트라이다인' 등의 지분을 확보했다. 디아이디의 경우 수집한 정보 중 운행에 불필요한 보행자 안면 정보 등을 익명화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커넥티드 기능 구현과 정보 보안을 위한 투자도 진행해왔다. 국내 보안 반도체 업체 'ICTK 홀딩스'와 커넥티드카 솔루션 업체 '에이플러그', 이스라엘 커넥티드카 보안 플랫폼 업체 '업스트림', 커넥티드카 통신 반도체 업체 '오토톡스' 등이 있다. 초연결 시대에 보안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외부와 협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개발하는 스위스 '웨이레이', AI 기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오디오버스트', 냄새 감지 센서를 개발하는 프랑스 '애리발레' 등에도 투자했다. 냄새 감지 센서는 차량 이상 유무 확인, 차량공유 및 렌터카 서비스 품질 향상 등에 활용 가능하다.

다수의 모빌리티 기업에도 투자했다. 인도 '올라'와 '레브', 싱가포르 '그랩', 호주 'CND', 미국 '미고', 크로아티아 'P3모빌리티', 한국 '포티투닷'과 'KST모빌리티' '퍼플엠' 등이다. 렌터카 업체에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션'도 설립한 상태다.

◇전기차·수소전기차 인프라도 챙겨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판매 증대를 위해 인프라 투자 및 관련 기업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독일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업체 '아이오니티'에 약 1022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아이오니티는 다임러·BMW·폭스바겐·포드 등 완성차 4사가 2017년 설립한 업체다. 아이오니티는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를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럽 주요 고속도로에 400여개 이상 충전소를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수소에너지네트워크에 약 1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8% 주주로 올라섰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는 국내 최대 수소충전소 운영사다. 올해 완공되는 당진 부생수소 출하센터(연간 2000톤급) 운영도 담당한다.

이외에도 수소 생산·저장·운송·충전과 관련해 이스라엘 'H2프로', 스위스 'GRZ', 독일 '하이드로지니우스'에 투자했다.

전기차 제조와 관련해선 영국 상용 전기차 업체 '어라이벌',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에 투자했다. 리막은 고성능 N 브랜드의 전동화에 핵심 역할을 할 업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한 810마력의 고성능 전기차 'RM20e'도 리막과 합작품이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기업도 발굴했다. 미국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와 '솔리드 파워' 등이다.

◇ 우주항공 분야 0건...추가 투자 기대

현대차가 향후 투자에 나설 분야로는 우주항공 분야가 꼽힌다. 앞서 로봇 분야 기술력 제고를 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점으로 미뤄볼 때 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도 예상된다.

현대차는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UAM를 준비 중이다.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항공시스템(UAS)을 선보이고, 2028년 사람이 탑승하는 UAM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투자한 자율주행 기술도 UAS, UAM에 접목할 수 있다.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비전 AI 등에 대한 기술은 UAM이 하늘에서도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데 유용하다.

파워트레인은 현대차가 앞선 분야인 수소연료전지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수소전기차 넥쏘의 95㎾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여러개 묶어 필요한 동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재보다 출력을 3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 분야 기술 기반은 약한 상황이다. 현대차가 우주항공 분야 업체와 협력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국토교통부 주도의 팀 코리아에 참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항공), 현대건설(건설), KT(통신)와 협력하며 부족한 경쟁력을 메우고 있다.

해외에선 UAM 이착륙시설을 설계하는 영국 '어반-에어 포트'와 협력, 영국에 세계 최초로 건설하는 UAM 공항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아직 지분 관계로 엮인 우주항공 기업은 없다.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로 UAM을 낙점한 만큼 관련 사업을 위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미국 워싱턴D.C.에 UAM사업 개발 거점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우주항공 사업에 필요한 우수한 인력 확보와 유망 업체 발굴을 위해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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