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하자보수 명확화 가이드라인 연구가 시작됐다. 무상 하자보수 기간 제품 하자가 아닌 유상 유지관리 사항인데도 무상 처리를 요구하는 관행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SW업계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공공분야 관행이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생긴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공공분야는 SW 사업을 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저가 발주·수주가 비일비재하다. 예산과 비용을 최소화해야 담당 공무원이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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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무상 하자보수 범위의 부당한 확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공공 SW 담당자는 사업 예산을 확보할 때 1년간 유지관리 예산을 책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년 하자보수 기간은 으레 사업자가 유지관리도 무상으로 해 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산이 없으니 유상 유지관리에 지불할 비용도 없다. 유지관리인데도 하자보수라고 우기게 되는 이유다. 제안요청서(RFP) 하자보수 항목에 유지관리 내용을 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SW 업체는 이를 알면서도 갑과 을의 관계 때문에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하자보수 관련 SW업계의 애로사항이 해소되려면 SW를 바라보는 발주 담당자 생각부터 달라져야 한다. 정부·공공기관부터 'SW에 제값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더라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공공이 추구해야 할 '공익'에는 '산업 육성'도 포함된다. 공공의 책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