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트렌드 전문가' 최연소 사외이사로 모신다

전미영 트렌드코리아 컴퍼니 대표
선임 안건 결의시 온라인사업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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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신임 사외이사 후보인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전자신문DB

롯데쇼핑이 체질 개선을 위해 새로운 사외 이사진을 구성한다. 기존 관계·법조계 등 유력인사 중심에서 벗어나 시장 트렌드에 전문성을 갖춘 최연소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파격수를 택했다. 온라인 흐름에 뒤처진 상황에서 '젊은 롯데'로 변화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결의한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전 대표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국내 유통사를 대상으로 소비 변화 등을 자문해왔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트렌드코리아' 저서를 공동 집필했으며, 2018년 신조어로 '언택트' 개념을 처음 제시한 바 있다.

선임안이 원안대로 가결되면 전 대표는 롯데쇼핑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디지털 전환 등 온라인 사업의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직무수행 계획서를 통해 “자신의 전공과 실무적 경험을 토대로 롯데쇼핑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과 트렌드에 즉각 대응하고 성장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1981년생으로 롯데쇼핑 최연소 사외이사가 된다. 전 대표와 함께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김도성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1966년생이며, 나머지 이사진도 대부분 60·70년생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변화의 의지가 엿보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전미영 사외이사 후보의 경우 트렌드 관련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험이 회사에 통찰력 있는 의견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사외이사 5인 중 2명이 교체된다. 두 후보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술, 강혜련 사외이사를 대신해 롯데쇼핑 자문 및 감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안진회계법인 대표 출신인 이 이사와 이화여대 경영학 교수인 강 이사를 비롯해 박재완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재원 전 법제처 차장, 김용대 서울대 교수 등 관계·법조계·학계 중심으로 사외이사진을 꾸려왔다.

다만 비대면 소비 변화에 따라 쿠팡과 SSG닷컴, 네이버 등 e커머스 업계 전체가 빠르게 성장한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롯데온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며 부진을 면치 못한 만큼, 유통 산업에 통찰력을 갖춘 전문가를 영입해 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여성 이사를 선임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규제가 산적한 롯데가 사실상 대관 역할을 할 권력기관이나 정계 출신 인사가 아닌 젊은 여성 인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경영진 세대교체와 맞물려 젊은 롯데로 변화를 서두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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