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견제 필요한 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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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9일 동안의 긴 휴장을 끝난 지난 17일 개장한 대만증시에서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시가총액은 9075억대만달러(약 35조9188억원)가 추가로 늘어났다. 장중 주당 668대만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시총 17조3100억대만달러를 달성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85조원에 이르는 시총을 기록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TSMC는 일본 현지에 반도체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치는 도쿄도 인근 쓰쿠바시이며, 투자 금액은 200억엔 규모였다. 지난해 말에는 올해 설비 투자에 역대 최고 수준인 280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약 63% 늘어난 규모이며,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액 10조원의 세 배에 이른다.

세계 파운드리 1위인 TSMC가 연일 이슈 중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단순히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선전 포고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 생산 거점에 이어 일본에까지 진출하면서 미국에서는 애플·인텔과 같은 빅테크 기업을 선점하고 일본에서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을 입도선매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연일 시총 기록을 경신하면서 경쟁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브랜드력, 생산능력,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 우위에 올라 경쟁기업과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점유율 54%로 1위를 달리고, 그 뒤를 삼성전자 및 SMIC 등이 이었다. 나라별로 보면 대만 64%, 한국 17%, 중국 6% 수준으로 '3강 체제'지만 사실상 대만 독주 형국이다. 최근에 삼성이 치고 올라오자 이마저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시장 우위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만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기술 특성상 한 번 밀리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이는 기술공정을 두세 단계 뛰어넘어야 가능하며, 대대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삼성도 긴장해야겠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을 찾아야 한다. 반도체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떠올랐다. 반도체마저 실기하면 국내 제조업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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