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이 대규모 조직개편과 신규 파트너사 선정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정조준한다. 정보기술(IT)서비스 조직을 연내 분사하고 유망 기술 기업과 인수합병(M&A)을 타진하는 등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송기홍 한국IBM 대표는 “올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최우선 공략 분야로 잡았다”면서 “최소한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올 초 대대적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한국IBM도 본사 정책에 발맞춰 20여년만에 가장 큰 규모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조직 개편 핵심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기존 IBM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SW), 클라우드 등 분야별 사업부로 나눠졌다. 한국IBM도 △코그니티브 솔루션즈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테크놀로지 서비스&클라우드 플랫폼 △시스템즈 △글로벌 파이낸싱 등으로 구분됐다.
올해부터 모든 사업부를 테크놀로지 그룹으로 통합했다. 하드웨어, SW, 서비스 구분 없이 테크놀로지 그룹 아래 움직인다. 고객, 프로젝트별로 유기적으로 조직이 결합돼 활동한다.
송 대표는 “고객들의 디지털 혁신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파트너들과 협업하기 쉬운 조직으로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IBM은 IT서비스 사업 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사한다고 밝혔다. 한국IBM도 연내 IT서비스 사업 부분을 분사한다. 송 대표는 “글로벌 전체 매출 가운데 IT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라면서 “여름께 별도 분사할 사명과 인력 등이 결정되고 분사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한국IBM IT서비스 고객은 앞으로 분사할 회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분사하더라도 IBM과 기술 협력 등 관계를 지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IBM은 새로운 조직 정비와 함께 클라우드 생태계 강화에도 주력한다.
송 대표는 “기존 파트너사 이외 클라우드 시장을 함께 공략할 새로운 파트너사 선정도 진행 중”이라면서 “교육, 공공 등에 특화한 새로운 파트너사를 최근 선정, 신규 시장을 함께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사도 최근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에 특화한 기업을 M&A하며 기술력을 강화하는 중”이라면서 “한국에서도 역량 있는 기업이 있을 시 M&A 등 적극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BM은 2018년 세계 최대 오픈소스 기업 레드햇을 인수했다. 한국IBM은 올해 레드햇과 협업해 클라우드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
송 대표는 “경영진 차원에서 한국IBM과 한국레드햇 경영진이 정례 회의를 하고 양사가 협업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객 프로젝트 관련해선 조인트팀을 만들어 적극 대응한다”고 전했다. 양사 강점이 명확하고 협업 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가 분명한 만큼 올해 협력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시작 시점에 취임해 1년을 보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현대차그룹, 유진투자증권 등 굵직한 고객사를 확보하며 클라우드 사업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내구성 소비재, 자동차, 제조 분야 등은 새로운 모멘텀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국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고객 지원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