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개발 본격화...2027년 개량형 기체 적용

버려지던 가스, 연소기로 다시 태워
기존 사이클 대비 10% 높은 성능 보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연소 효율과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개발에 나섰다. 올해 연말과 내년 초 발사하는 누리호 이후를 대비해 발사체 엔진 성능 개선 작업에 뛰어들었다.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9톤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설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기존 누리호에 쓰인 '가스발생기 사이클' 엔진과 비교해 연소 효율과 성능이 높다. 고성능 엔진은 연료와 산화제를 고압으로 연소기로 밀어내기 위해 터보펌프를 활용한다. 터보펌프를 구동하는 동력원이 가스발생기다. 여기에 일부 연료·산화제를 공급·연소시키고 이 때 발생한 가스는 버려져 왔다. 반면 다단연소 사이클은 그동안 버려져 왔던 가스를 연소기로 보내 다시 한 번 태우고 추가적인 힘을 얻는다. '재차 태운다'는 기술 원리에 따라 다단연소 사이클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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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톤 다단연소사이클 TDM2 엔진 연소시험 모습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케로신과 액체산소 배합일 경우 기존 가스발생기 사이클 대비 10% 정도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이는 필요 추진제량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덜어낸 추진제 무게만큼 많은 짐(페이로드)을 실을 수 있다. 이전보다 먼 거리를 날아갈 수도 있다.

항우연 엔진시험평가팀은 지난 2016년부터 기관 주요사업으로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기술을 개발해왔다. 누리호 개발에서 멈추지 않고, 그 이후를 준비하자는 취지였다. 이미 초기단계 기술 가능성을 보이는 수준의 기술시연모델(TDM)을 구현, 600초 연속 연소에도 성공했다.

근래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실제 발사체 탑재를 염두에 두고 체계공학적 방식에 따라 기술 개발에 임하고 있다. 기존 연구 성과를 보다 최적화하고, 개별 부품과 장치의 성능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엔진시험평가팀에 더해 엔진팀, 연소기팀, 터보펌프팀, 발사체추진제어팀이 추가로 합류했다.

현재 발사체 3단에 쓰일 9톤 엔진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개발 목표 시점은 2027년으로, 누리호 후속 개량형 기체에 성과를 적용한다. 항우연은 3단용 기술을 확보하면, 중대형급인 1~2단(75톤)용 엔진에도 다단연소 사이클을 적용하는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최환석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부장은 “당면 과제는 누리호 발사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도 등한시 할 수 없어 각 전문가 그룹들이 향후 순탄한 후속사업 진행을 위해 없는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임하고 있다”며 “다단연소 사이클 기술을 확보한다면 누리호 이후 발사체 성능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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