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 초기 창업자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다룬 TV 시리즈가 인기리에 종영됐다. 로맨스라는 드라마의 전통적 재미 요소와 청춘의 성공 욕구를 자극한 것이 나름의 성공 요인으로 풀이된다.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인 '해커톤'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꿈의 공간인 '샌드박스' 입주는 물론 물적·인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었다.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스타트업 성공스토리는 드라마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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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동안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미래 유니콘을 꿈꾸는 전국 예비창업자 125명이 가상 공간에 모였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최하고, SW융합클러스터가 주관한 '제7회 대한민국 SW융합 해커톤 대회'다.
이번 대회는 원래 매년 전국 SW융합클러스터를 순회하며 열렸다. 하지만 대전에서 열리기로 한 올해 대회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함께 대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세상의 시간은 멈춰 섰지만, 미래의 꿈마저 멈추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설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건 비대면 플랫폼과 대전SW융합클러스터 입주기업인 코라드의 '크로마키시스템'을 활용한 가상현실(VR) 기술 덕분이었다. 전국 11개 지역에서 참가한 예비창업자들은 이 기술을 통해 온라인으로 연결하고, VR 시상식에 모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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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지역은 달랐지만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무박 3일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참가자는 물론 지역파견 스태프와 NIPA, SW융합클러스터 기관 관계자 200여 명에 대한 사전 코로나 검사도 거쳤다. 방역수칙을 꼼꼼히 지키며 미래 꿈나무들에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마음껏 열정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2팀과 국방부 장관상 1팀 등 대상 3팀, NIPA원장상 및 광역단체장 상이 수여되는 우수상 12팀에 대한 시상까지 이뤄졌다. 이번 대회는 전국 SW 전문가들이 멘토로 참여해 SW 서비스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서비스로 자유과제 부문 대상인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한 엠엔유튜브는 대화의 맥락까지 분석할 정도로 향상된 기술력을 선봬 호평을 받았다. 엠엔유튜브는 이미 '다운캡'이란 프로그램을 개발, 유튜버가 한글과 영어번역 등 자막 편집의 편의성을 향상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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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과제 1 대상,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한 'Dasrim'은 우울증 자가진단부터 치료까지 가능한 비대면 서비스 프로그램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그림 이야기 검사(DAS)를 통한 진단부터 '엘리'라는 이름의 아기코끼리 캐릭터 챗봇을 통한 인지행동치료까지 우울증 치료 전 과정을 구현했다. 지정과제 2에서는 군 휴가관리 솔루션을 선보인 'MVP'팀에게 국방부 장관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휴가 우선순위를 공평하게 자동 부여하는 포인트 알고리즘이 핵심 기술이다. 행정병은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일반 군인은 쉽게 자신의 휴가를 관리할 수 있다.
정수진 NIPA 팀장은 “끝장 개발 대회로도 불리는 이번 대회가 개발자 간 협업으로 단기간에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국민 실생활과 문제해결에 활용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기회의 장이 됐다. 아울러 코로나19 위험에 비대면 중계방식 대회 개최, 국산SW의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면서 “각 지역 SW융합클러스터와 지자체간 협력을 통해 추후 수상자 아이디어가 창업과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