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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주재한 것은 R&D 투자 100조원 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민관이 막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국민 체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르는 가운데 기업 R&D 여건이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 반영됐다.

우리나라 전체 R&D 투자액은 2018년 86조원에서 지난해 89조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9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며 새해엔 10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의 총 연구개발 규모는 그 나라 국력과 세계 경제에서 위상을 나타내는 척도다. 현재 국가 연구개발 규모가 100조원이 넘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이다. 우리나라가 100조원클럽에 가입하면 다섯 번째가 된다. 프랑스와 영국이 뒤를 잇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민간, 즉 기업 투자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정부 역할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일본, 독일 등 민간의 연구개발 투자가 큰 선진국의 경우, 정부는 기초연구나 환경·보건·안전 등 공공성이 큰 연구 비중을 높여 왔다. 최근 신보호주의 부상과 코로나 충격으로 자국 제조업 활성화, 첨단기술 경쟁력 제고, 일자리 창출에 다시 고삐를 당기는 추세지만 국민 삶의 질 문제는 언제나 주요 투자 대상이다.

유럽연합(EU)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다자 간 공동기술개발 프로그램(제7차 Framework Programme10)을 가동, 삶의 질 제고에 주력했다. 삶의 질 관련 예산 69.1%(368억 유로)를 유럽사회가 직면한 사회문제 해결에 사용했다. 관련 R&D 투자는 7년간 40조원에 육박한다.

한국은 재난·재해, 미세먼지, 교통 혼잡, 저출산, 질병·안전 등 국민이 체감하는 사회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R&D 투자는 파이가 커지지 않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 과제 예산이 1조5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사회 문제 해결에 적합한 거버넌스도 구축되지 못했다. 하나의 문제가 다양한 부처, 기관에 R&D 과제로 흩어져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성과 점검도 부실하다. 문제 제기부터 해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하는 관리체계 도입 필요성이 따르는 배경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