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수기 관련 품질 인증에 직접 나선다. 민간조합에서 제품을 인증하다보니 '셀프 인증' 등 품질 저하 논란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민간에서 담당했던 이 업무를 정부가 맡게 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품질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한국 물기술인증원이 최근 본격적인 정수기 품질 검사 업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정수기 관련 품질 인증은 정수기산업협동조합이 담당했다. '먹는물 관리법'에 의거 국내에서 판매되는 정수기는 정수기 품질 인증인 KC 마크를 부착해야한다. KC마크는 환경부로 부터 업무를 위탁을 받은 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 전담, 발행해왔다.
하지만 정수기 품질 문제가 반복되면서 인증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KC 인증을 부여 받고, 정수기를 판매하려는 영세 업체가 난립하는 문제도 일부 있었다. 더구나 정수기공업협동조합은 정수기 제조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이익 단체여서 '셀프 인증'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고 안전한 정수기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나선 것이다. 물기술 인증원은 2018년 6월 제정된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설립됐다.
앞으로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물기술 인증원에서 모든 정수기 관련 품질 인증 업무를 담당한다. 정수기 품질 인증도 수익 사업이다. 정수기 업체들은 인증마크 1장 당 수백원의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물산업협력과 관계자는 “셀프 인증 논란이 있었던 협단체가 아니라 정부 산하기관에서 정수기 품질 인증을 내줌으로써 더욱 확실한 품질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인증원은 지난해 설립됐고 1년여간 철저한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수기 업계는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먹는 물'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불필요한 검사 등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해서다.
정수기 업계 한 관계자는 “인증기관이 서울에서 대구로 옮겨져 대부분 본사가 서울에 위치한 정수기 업체들은 물리적인 부담감이 있고 과도하게 까다롭거나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면서 “하지만 정부 방침인 만큼 철저히 따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