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콘덴싱 의무화' 화색
보조 난방기기도 경쟁 치열
'맹추위'가 시작되면서 난방가전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기상청은 “올 겨울은 지난해보다 추운 날이 많고, 겨울철 내 기온 변화가 클 수 있다”고 예측했다. 맹추위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로 일찌감치 난방가전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많다. 난방가전 '큰 형님' 보일러 업계는 정부의 지원 사업 등으로 호재가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집콕' 수요가 늘면서 소형 난방 제품에 대한 인기도 높다.
◇콘덴싱 보일러 의무화…모처럼 활짝 웃는 보일러 업계
연중 최대 성수기인 12월을 맞은 보일러 업계는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분기 누적 실적이 워낙 좋아 '따뜻한 연말'이 기대된다. 정부 콘덴싱 보일러 보급 사업이 당분간 보일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일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일러 시장은 전통적으로 날이 추워지는 4분기가 성수기”라면서 “추위가 본격화한 이달 들어 주문이 늘면서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모처럼 맞은 '호황'을 반기는 모습이다. 연간 130만대 내외로 정체된 시장이었으나 올해는 콘덴싱 보일러 보급이 의무화되면서 같은 대수를 팔아도 매출이 늘어난다.
경동나비엔은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5622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99.7%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가 돋보인다.
보일러 시장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8000억원 규모인 국내 보일러 시장은 콘덴싱 보일러 판매량이 증가하며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올해 판매된 보일러 5대 중 4대가 콘덴싱 보일러로 추정된다. 콘덴싱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 대비 20만원 이상 비싸다. 콘덴싱 보일러 판매 호조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4월 3일 대기관리권역법이 시행되면서 강원, 제주, 일부 농어촌 지역을 제외하고는 1종 인증 콘덴싱 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된 영향이 크다. 특히 35만대 분량의 보조금까지 지원하면서 콘덴싱 보일러 보급을 독려했다. 콘덴싱 보일러는 일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은 물론 열효율이 뛰어나 난방비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도 보일러 판매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보일러 업계 관계자는 “올해보다 다소 줄기는 했지만 내년에도 콘덴싱 보일러 보급 사업은 계속된다”면서 “콘덴싱 보일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조 난방가전도 '인기'…온열매트 경쟁 '치열'
매트, 난로, 히터와 같은 보조 난방가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집마다 한 대 이상씩 보조 난방가전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유통가 분위기다. 올해에도 다양한 혁신 제품이 나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판매 호조세도 뚜렷하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올해 1~11월 난방가전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다. 품목별로 전기히터가 28%, 온수매트 8% 증가했다.
지마켓도 최근 한 달(11월 3일~12월 3일 기준) 난방 기기 용품 판매가 전년 대비 19% 확대됐다고 전했다.
신일은 올해 난방가전 출고량이 전년 대비 크게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집계한 신일 전기요 출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었다. 8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집계한 신일 팬히터 출고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3% 증가했다.
올해 '겨울철 대세 가전'인 온열매트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수년간은 전기장판 단점을 극복한 온수매트가 인기를 끌며 시장을 키웠다. 지난해 온수매트 시장 규모는 대략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온수매트뿐만 아니라 카본매트 등 새로운 제품이 등장했다.
귀뚜라미는 올해 온수매트가 가진 누수·세균·물 보충·소음 문제를 해결한 3세대 난방매트 '귀뚜라미 카본매트 온돌'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특수 카본 열선을 적용해 화재 위험이 낮다. 전기장판의 단점인 전자파 문제도 해결했다.
경동나비엔은 신제품 온수매트 EQM581 모델에 '수면 모드' 기능을 넣어 차별화를 꾀했다. 이 기능은 30분 동안 사용자가 포근하게 잠들 수 있게 온도를 유지했다가 깊은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점차 온도를 낮추는 기능이다. 기상 1시간 전부터는 온수매트 온도를 올려 개운한 환경을 조성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본격 겨울 추위가 찾아오며 난방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업체별로 스마트 기능, 차별화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