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21년, IT기업의 '올바른 가치관' 더 중요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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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인기협 기획국장

'착하다'의 사전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로 정의할 수 있다. 곱고, 바르고, 상냥함. 이를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착한' 기업을 더 좋아하고, 신뢰한다.

기업들이 '착함'을 지향한 지 오래다. 사회책임(CSR), 공유가치창출(CSV) 등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때로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기술로 사회 혁신을 꿈꾸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착한 활동은 더욱 눈에 띈다.

IT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다른 산업 속 기업보다 젊다. 이 때문에 구습에 얽매이지 않는다. 태생상 '착함'이 지닌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인터넷 기업은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비즈니스다. 이들은 사용자들과 함께 선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는 일에 매우 익숙하다.

대표 사례로 네이버의 '프로젝트 꽃', 카카오의 '같이가치'는 사회 공헌 활동을 넘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사용자들이 함께 향유하는 콘텐츠까지 생산해 내고 있다.

프로젝트 꽃은 네이버가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한 중소상공인·창작자 상생 프로젝트다. 그동안 경제활동에서 다소 소외돼 온 계층을 기술로 돕는다. 단순히 자립을 돕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들의 가치와 철학을 알리는 일에 집중했다. 프로젝트 꽃을 통해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사업과 작업물을 사회에 알리고 있다.

같이가치는 카카오 사회 공헌 플랫폼이다. 올해 처음으로 연간 누적 기부금 100억원을 넘겼다. 참여 건수도 750만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이겨 내기 위한 다양한 모금함과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우리 사회가 전염병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눈앞에 다가온 2021년에도 IT 기업들은 착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꾸준함만큼 진정성을 증명하는 방법도 없다.

국가가 미처 배려치 못한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응원하면서 기업의 사회 책임에 또 다른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바로 '바름'이다.

새해 기업들은 착하다가 지닌 의미 가운데 '바르다'는 부분에 무게를 더 둬야 한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올바름'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비단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고민거리로 떠오른 환경 문제, 분명히 존재하지만 마치 없는 것처럼 치부되는 사회 약자와 소수자들을 살펴야 한다. 이에 대한 문제 인식이 해결의 시작이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아침,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자살률만 봐도 우리가 발을 디디고 사는 곳곳에 균열이 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전염병 확산으로 가난한 자와 부자, 젊은 층과 노년층의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부와 정보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벅찬 사회 문제들이다.

이 균열을 메우고 막아 내는 것이 기업과 정부, 시민사회의 숙제다. 사회 구성원 전체가 공감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들이 어벤저스처럼 나서서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IT 기업만이 지닌 고유의 힘인 소통과 연결은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조성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올바름'을 기치로 이 힘을 어떻게 이용할지 함께 맞대고 논의하면 분명히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미래 세대인 Z세대는 올바른 가치관에 매우 민감하다. '올바르지 못하다'는 논란이 생기는 순간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세대다. 반대로 기업이 올바른 가치관 기준으로 사업을 펼친다면 누구보다 좋아해 줄 세대이기도 하다. 기업이 올바름을 추구하는 것은 장기 관점에서 투자라고도 볼 수 있다.

문제를 외면치 못하도록 세상을 바르게 보게 해 주는 것, 이것이 곧 2021년 소셜 임팩트의 시작이다.

김영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기획국장 yran@kinterne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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