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연동제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 정상화 차원에서 연동제를 강력하게 건의했지만 정부 반응은 미지근하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달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대부분 국가에서 기후환경 요금을 별도로 분리 부과해 투명성을 제고하고, 연료비 변동 요인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미래지향적 전기요금 체계를 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공개한 3분기 실적 공시자료에서도 “회사 경영 여건이 국제유가·환율 변동 등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므로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해 요금 결정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며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굽히지 않았다. 걸림돌은 어정쩡한 정부 입장이다. 최종 허가권자라는 지위가 무색하게 입을 다물고 있다. 전기요금 개편은 이미 한전이 2년 전부터 주장한 내용이다. 전기요금 현실화 없이는 에너지 전환 자체가 공염불로 끝날 수 있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요금 인상에 따른 여론 역풍을 우려, 결정을 미루고 있다. 연동제가 되면 더 이상 정부 보전으로 전기요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연동제는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발전연료가격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연동하는 방안이다. 유가가 낮으면 요금 인하 효과가 있겠지만 유가가 오르면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칼자루를 쥔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원전을 점차 축소하고 '2050 탄소중립'까지 선언한 상황에서 요금 체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손봐야 한다. 현행 요금체계의 문제는 원가 변화와 시장 이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기요금 기본 역할은 적절한 가격 신호를 보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데 있다. 지금 체계에서는 기본 기능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소비 구조가 왜곡되고 자원 배분 비효율이 심각해졌다. 전기요금 문제는 절대 정치 논리로 해결하지 못한다. 시장 논리로 해결해야 산업과 국가 경쟁력에도 보탬이 된다. 이제는 '콩값(연료비용)과 두부가격(전기요금)'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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