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포털이 한의사 비하 뜻이 담긴 '한무당'을 자동완성 검색어로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포털은 최근 한의사 자동완성 검색어 중 해당 검색어를 삭제 또는 그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자동완성 검색어는 특정 키워드 검색 시 포털이 여러 알고리즘을 통해 제시하는 연관검색어다. 앞서 대한한의사협회는 11월 KISO에 '한무당' 검색어,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 갈등이 인터넷 공간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KISO 정책위원회는 해당 안건에 대해 11월 말 심의를 열고 검색어 삭제 결정을 내렸다.
안건이 자율규제인 KISO 정책규정 제13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조항은 연관검색어 등 자체가 특정 지역, 종교, 사상, 장애, 인종, 출신국가 등을 비하하는 단어를 포함, 연관검색어 등으로 그러한 단어를 노출시키는 것이 과도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삭제 또는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KISO는 해당 검색어가 △특정 직업인이 의료인으로서 비과학적이거나 전문성이 없다는 의미므로 차별·비하적 표현에 해당할 소지가 크고 △의료인으로서 비과학적이거나 전문성이 없다는 의미는 나아가 차별받아야 하거나 배제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마저 있으며 △자동완성 검색어 서비스의 특성상 이용자에게 적극적으로 검색을 추천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의계가 의료계보다 상대적으로 소수라는 점도 감안했다.
반면에 관련 게시물 삭제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정 직업인이 불쾌감 등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명예훼손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심의대상이 된 게시물 전체 취지는 의료업계 갈등 원인을 분석하고 그 상생방법 등에 대한 의견 표명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의사 집단에 불쾌감을 초래하는 것과 별개로 현저하게 불이익을 초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색어 삭제가 불필요하다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한의사와 의사처럼 유사직역(職域)간 갈등 사례는 다양한데 검색어 삭제가 상호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골자다.
KISO 관계자는 “해당 결정은 회원사 서비스에 바로 적용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업체 관계자는 “사회 갈등 요소가 있는 서비스에 대해 업계가 토론과 절차를 걸쳐 자정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