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을 선물하는 스마트시티는 산업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시민의 수요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새로운 기술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시장 규모도 크다. 그랜드 뷰 리서치의 전망에 따르면 2017년 599억8000만달러(약 66조2400억원) 규모 세계 스마트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18.9%로 성장해 1694억3300만달러(약 187조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간한 중소기업 스마트시티 전략기술로드맵은 서는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빌딩, 스마트 교통, 스마트 환경, 안전 등을 스마트시티 핵심분야로 진단했는데 각 분야의 시장 성장률 역시 높다.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빌딩, 스마트 교통 분야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18.9%, 안전 분야는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술을 흡수하는 속도가 빠르고 분야가 다양한 만큼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게도 기회가 많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저자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전 세계 벤처캐피탈 투자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블록체인 같은 기술이 아니라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분야”라며 “750억달러 투자금액 중 50%가 스마트시티 분야에 투자된다”고 말했다. 프롭테크, 음식·식품 배송, 공유경제, 모빌리티 등 도시의 삶을 편하고 안전하게 진화시켜주는 분야에서 끊임없이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주목하는 시장이자 신기술의 보고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모든 기술을 융합한 결정체이기도 하다.
◇스마트시티, 새로운 창업 기회로
스마트시티는 초기 시장인 만큼 새로운 서비스·기술·플랫폼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스마트시티 생태계는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스마트시티가 대부분 국가에서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 민간에게 운영을 맡기는 사례가 많다. 민간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스마트시티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에게 스마트시티는 기회의 땅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마트시티 분야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창업자의 초기 사업화를 위한 자금을 바우처 형태로 지급해 유망 예비창업자의 창업도전을 지원 중이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39세 이하 청년 예비창업자라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창업사업화에 소요되는 자금을 예비창업자당 최대 1억원 한도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스마트도시협회는 전담멘토를 매칭해 바우처 관리와 경영·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40시간에 달하는 예비창업자 창업교육을 제공하고 성장촉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제품 홍보, 판로 개척, 네트워크 등 후속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이 사업은 정부의 2018년 3월 '청년 일자리 대책'이 출발점이다. 정부는 대책 발표 후 기술혁신 기반 청년기업의 초기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을 신설했다. 중소벤처기업부·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차 산업혁명 청년 창업기업 육성 협력 사업으로 범부처 추진단을 발족했다. 창업단계별 역량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창업 지원을 위해 창업 사업화 지원 체계를 3단계(예비→초기→도약)로 개편하고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160명 스마트시티 분야 예비창업자가 지원을 받았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행정안전 장관상이나 국토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들도 많다.
예비 창업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새로운 활력이 된다. 예비창업자가 시장 수요와 틈새를 예리하게 분석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솔루션과 서비스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청결하고 안전한 고급 유료화장실 플랫폼, 건물 고장을 미리 파악하고 단순 제어까지 할 수 있는 모듈, 공공자전거 관리 솔루션, 헬스케어를 통한 전력생산이 가능한 스마트시티 구축 플랫폼 등 다양하다.
스마트도시협회는 연도별 선정된 예비창업자의 사업 아이템을 분야별로 분류한 결과 스마트경제(31%), 스마트생활(24%), 스마트안전(18%) 순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도시생활 인프라에 ICT를 활용한 플랫폼, 솔루션 개발이 줄을 이었다.
◇스마트시티, 중소기업 성장 발판으로
세종·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지속적으로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국가시범도시를 건설하고 운영할 민간사업자(SPC) 공모에서도 중소기업 참여확대를 지원책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기업 주도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 지난해 2월 스마트시티 융합 얼라이언스가 출범하기도 했다. 융합 얼라이언스는 대·중소기업은 물론 벤처·스타트업에게도 열려 있다.
지자체와 민간이 협력해 지역을 스마트시티로 혁신하는 스마트챌린지 사업에서도 중소기업의 역할이 강조된다. 올해 본사업에 선정된 대전시는 지역의 중소기업 7곳과 협력해 중앙시장 일대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꾸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전시는 지역 중소기업으로서는 문을 두드리기 힘든 공공 시장을 함께 개척해 주목받았다. 지역 중소기업이 다른 지자체로도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공문까지 보내주면서 우수 성과를 홍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스마트도시협회는 국가 주도 사업에서 스타트업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창업기업이 인공지능(AI), IoT, 교통,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 등 특화된 제품(솔루션)에 맞는 발주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창업기업이 참여 가능한 스마트 솔루션 챌린지 사업 공모 시 지자체별 공모분야와 매칭되는 기업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국가시범도시 내 적용 가능한 기술 및 서비스를 실증하고 사업화 할 수 있도록 실증사업비(과제별 5억원 이내)를 지원하여 규제로 인해 기술·서비스 사업화가 곤란했던 창업기업의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유관기관과 협력해 성장 발판을 마련해 준 점도 주목된다. 혁신인재육성대학 협의체와 연계해 혁신인재육성대학 학생의 연구 성과가 창업으로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대학내 커리큘럼에 창업특강을 편성했다. KAIST,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부산대 등 6개 대학과 함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국 거점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창업기업이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스마트도시협회 관계자는 “스마트시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창업 생태계가 갖춰져야 한다”며 “시제품 제작, 지자체의 리빙랩 참여 등 사업화 전 단계에 걸쳐 패키지로 창업을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스마트도시협회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