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독자체제' 완성…구본준 '계열분리' 첫발

'신규 지주회사 설립' 이사회 의결
'안정 속 혁신' 그룹 임원인사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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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소지주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구광모 회장 중심의 4세 경영 체제를 완성했다. 함께 단행한 2021년 정기 인사에서는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 미래 준비를 가속화했다.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을 유임하는 대신 젊은 임원을 발탁, 신·구 조화를 통한 '안정 속 혁신'을 꾀했다.

LG그룹은 25일, 26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신규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분할계획을 의결하고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는 이사회에서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의 출자 부문을 분할해서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이하 신설지주)'를 설립하기로 했다.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조치로 평가된다. 구 고문은 신설지주 공동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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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LG는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수처리·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 등 축소하고 배터리,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 동력을 강화해 왔다. 여기에 LG그룹 전통에 따라 선대 경영진의 계열 분리 준비까지 마치면서 3년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면서 “향후 계열 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더욱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께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는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올해 LG 임원 인사의 큰 특징은 124명의 신규 임원 승진 등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해 전진 배치한 것이다. 미래 준비를 위한 성장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다. CEO 대부분은 유임함으로써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경영 안정성을 도모하는 등 신·구 조화를 통한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뒀다.

고속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경륜 있는 최고경영진을 유지, 위기 극복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의 토대를 탄탄히 구축하고자 하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

실제 구 회장은 최근까지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 변화와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미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육성할 것”을 당부했다.

대부분의 계열사 CEO를 유임하고, 사업 부문과 스태프 부문에서 계속 성과를 낸 사장 승진자도 5명으로 전년보다 확대했다. 올해 LG는 177명의 승진 인사와 함께 4명의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을 새로 선임하는 등 임원인사 총 규모는 181명이다. 연말 임원인사 외에도 연중 23명의 외부 인재를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나이, 성별, 경력과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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