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이 포항에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로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의 주요 특성을 결정 짓는 핵심 소재다. 삼성SDI가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은 18일 경북 포항시 영일산단에서 전영현 삼성SDI 사장,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최문호 에코프로이엠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극재 합작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내년 12월 완공될 공장에는 1800억원이 투입돼 전기차 35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하이니켈 양극재(연간 3만1000톤)를 생산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두 배 이상 금액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을 2.5배 확대할 예정이다. 단일 생산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이번 합작은 배터리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삼성SDI와 안정적 공급처 확보를 목표한 에코프로비엠 간 이해관계가 일치해 성사됐다.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특히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하고 있어 배터리 원가경쟁력과 직결된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최대 양극재 생산 업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모두 생산한다. 이번 양극재 공장 건설로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SDI는 원활한 양극재 확보가 미래 핵심 경쟁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자회사 에스티엠과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한 투 투랙 전략을 펴는 중이다.
삼성SDI는 작년 에스티엠에 양극재 제조 라인을 양도했다. 사업 전문성을 높여 양극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삼성SDI는 양극재 외에도 음극 소재에 대한 개발도 강화하고 있어 배터리 소재 기술에 대한 앞으로의 투자와 협력이 주목된다.
삼성SDI는 실리콘을 머리카락 두께 수천분의 1 크기로 만들고 이를 흑연과 혼합해 하나의 물질처럼 복합화한 기술로 배터리 음극의 용량을 높였다.
전영현 사장은 “소재 경쟁력 확보에 배터리의 미래가 달렸다”며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소재 기술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