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스포크' LG '오브제 컬렉션'
빌드투 오더 방식으로 주문형 제작 대응
생산 효율화·제고 관리 중요성 커져
AI·빅데이터 수요 예측 경쟁력 부상
다양한 색 조합이 가능한 가전이 늘면서 생산체계도 변하고 있다. 기존 소품종 대량 생산이나 다품종 소량 제작을 뛰어넘는 이른바 '대량 개인 맞춤형' 생산이다. 대량 생산이 기본이지만 개인별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 삼성과 LG는 대량 맞춤 생산에 도전, 'K-가전' 생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와 오브제 컬렉션을 출시하며 '빌드투 오더' 생산 체계를 도입했다. 주문형 제작이지만 배송까지 최대 닷새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빌드투 오더란 기존 제조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서도 개인화한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과거의 맞춤 생산은 항상 소량 제작만 가능했고 생산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생산 단가도 높았다. 그러나 빌드투 오더 방식을 적용하면 맞춤형 제작이지만 제작 시간이 짧고 생산 단가도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담겠다는 프로젝트 프리즘을 발표하고 맞춤형 제품인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이며 빌드투 오더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총 15가지 색과 1도어, 2도어 등 10개의 제품 타입 가운데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가 빌드투 오더가 가능한 건 부품 모듈화 작업을 선행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만들 때 냉장고 본체 크기를 단일화했다. 비스포크는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을 동일하게 만들었다. 소비자가 냉장고 패널 색과 소재를 선택하면 짧은 시간에 완성품 조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LG전자도 오브제 컬렉션 냉장고를 출시하며 일부 '빌드투 오더' 방식을 취했다. 인기 색상은 완제품 형태로 제작하지만 고객이 다른 색상이나 소재를 선택하면 냉장고 본체와 전면 패널을 함께 배송한 후 배송지에서 설치 기사가 조립하는 방식을 취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공급망과 물류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면서 “향후 오브제 컬렉션 라인업 확대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요 예측이 핵심 경쟁력이다. 기업들은 생산 효율화와 재고 관리를 위해 인기리에 판매될 것으로 예측되는 제품은 완성품 형태로 제작한다. 주문 후 생산 체제와 완제품 재고 확보 등 이원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생활 양식에 맞춘 다양한 제품이 늘면서 이 같은 생산 혁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대량 주문형 생산 확대를 지속하면서 소비자 취향 중심의 가전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은 “과거엔 좋은 제품을 대량 생산으로 잘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제조사들이 세분화된 시장의 선호도를 생산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으로 생산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