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영 8i 총책임자, “AR도 넷플릭스처럼…세계 최초 AR 실시간 방송 시대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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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8i 글로벌 사업 총책임자, 사진출처=8i Corporation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전세계를 휩쓸었던 지난 2016년, 사람들은 AR이 삶 곳곳에 보편화 된 미래가 곧 도래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날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AR의 영향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가격 장벽 등으로 AR 글래스 상용화가 더뎌진 탓도 있지만, 파일 크기로 인해 전송에 데이터가 많이 소모되는 AR 콘텐츠 특성 상 실시간 스트리밍이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도 한 몫 했다. 최근 전세계 최초로 실시간 AR 스트리밍이 가능한 신규 코덱을 발표한 AR 솔루션 기업 ‘8i’의 행보가 업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시간 AR 방송으로 AR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지면 당장 2D가 장악하고 있는 오늘날 콘텐츠 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AR 기술을 이끌어가는 선두주자로서 8i가 그리고 있는 AR 산업 청사진은 무엇인지 김선영 8i 글로벌 사업 총책임자를 만나 들어 보았다.

-업계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혁신 기업이지만,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8i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다. 이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를 해준다면.

=미국에 본사를 둔 AR 솔루션 기업이다. 지난 2019년 LG유플러스, 그리고 올해 6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세계 최대의 AR 스튜디오를 런칭하면서 처음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미 육군의 전시상황 응급의료교육 솔루션, 버라이즌의 5G 엔터테인먼트 솔루션 및 소프트뱅크, 차이나텔레콤, 태국의 AIS텔레콤 등 전세계 고객들에게 다양한 AR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AR 솔루션이란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예를 들어 병원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평소에 응급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의료진들의 경우, 책과 영상으로만 보던 상황에서 발 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 밖에 없으며, 환자의 입장에서도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이처럼 평소에 실제로 겪으면서 교육, 훈련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상현실로 만들어 직접 실습해 볼 수 있는 솔루션이 현재 미국의 병원들, 미 육군과 협력하고 있는 내용이다. 또한 고압전선을 유지보수 하는 일과 같은 위험한 일, 그리고 미국의 로레알과 협력한 미용실습 훈련 매뉴얼 등 교육 분야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이미 LG유플러스와 협력하여 만들어진 많은 콘텐츠들을 소비자들이 경험했는데, 평면으로만 보던 K-POP 스타나 뮤지컬 공연을 360도 방향에서 원하는 앵글로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처럼 8i는 고객이 AR 콘텐츠를 직접 캡쳐할 수 있는 스튜디오부터, AR 콘텐츠 편집 후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렌더링이 가능한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제공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비대면 환경에서도 실제와 가장 유사한 경험을 누리도록 하는 게 우리 솔루션이 추구하는 바다.

-LG유플러스와 NIPA에 구축한 세계 최대 AR 스튜디오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고화질 볼륨메트릭 비디오(3D 홀로그램)를 상하좌우 360도 방향에서 캡쳐하고 생성할 수 있는 스튜디오다. LG유플러스에서는 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촬영하는데 활용하고 있으며, 벌써 많은 K-POP 스타들이 다녀간 것으로 알고 있다. 스타들은 자신의 퍼포먼스를 AR로 촬영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모두가 만족하는 콘텐츠다. NIPA는 국가기관인 만큼, AR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제공해 주는 한편, 직접 고화질의 운동, 예술, 역사 관련 AR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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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i 볼륨메트릭 스튜디오(NIPA), 사진출처=8i Corporation

-NIPA 스튜디오에 8i의 실시간 AR 스트리밍 코덱이 적용됐다고 들었다. 어떤 기술인지 쉽게 설명해준다면.

=한 마디로 AR 콘텐츠도 넷플릭스 보듯이 실시간으로, 손쉽게 소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코덱이다. 현재 전세계 모든 AR 솔루션 기업들은 사전 촬영한 AR 콘텐츠를 다운로드 한 후에 재생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R 파일을 실시간 전송하는데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8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R 코덱을 활용하면 콘텐츠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대비 스트리밍 데이터 양은 1/5로 줄어든다. 따라서 사전 촬영한 AR 콘텐츠를 다운로드 할 필요 없이 바로 실시간 스트리밍 할 수 있다. 5G 뿐 아니라 LTE 및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의 인터넷 환경도 지원한다. 또한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해 크롬, 사파리 등 웹 브라우저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 플랫폼에서도 여타 AR 솔루션과는 차원이 다른 최고의 화질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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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i 솔루션 프로세싱 과정, 사진출처=8i Corporation

-산업 변화를 견인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현재 어떤 신규 솔루션을 R&D 중인지 궁금하다.

=세계 최초로 실시간 촬영 및 스트리밍이 가능한 AR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하나의 ‘최초’ 타이틀을 다는 셈이다. 내년 3월에 협력사들과 테스트를 거친 후 7월 공식 런칭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모바일과 PC 뿐 아니라 가정용 TV나 각종 VR 기기를 통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혁신적 AR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실시간 AR 방송이 보편화되면 당장 관련 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나.

=콘텐츠 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높은 몰입감과 실감나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현재 보고 사용 중인 다양한 플랫폼들에서 평면적인 콘텐츠가 아닌 입체적인 AR 콘텐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화상회의 솔루션은 영화에서 보던 입체적인 홀로그램이 될 것이고, 다른 나라에서 하는 콘서트, 공연 등을 집에서 똑같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전반적으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며 더 많은 것을 경험하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국내 AR 시장에서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현장학습이나 의료실습교육,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작업 교육 등에 8i의 솔루션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한 대면교육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에 서비스 파트너를 구축하고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AR 업계 그리고 8i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있다면.

=소비자들이 AR을 더욱 완벽하게 경험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AR 콘텐츠도, 콘텐츠를 재생할 디스플레이도 지금보다 더 다변화 돼야 한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2023년경 삼성, LG를 비롯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유수의 기업에서 AR 글래스 상용화를 이뤄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i는 여기에 발맞추어 실시간 스트리밍을 위한 소프트웨어 및 CDN 서버 개발에서부터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개발에 이르기까지, 더 다양한 콘텐츠를 장벽 없이,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제반 환경을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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