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시행되는 상품정보제공 고시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제외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확률형 아이템 규정을 담을 예정인 만큼 불필요한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 제정 과정에서 게임 분야 확률형 아이템 내용을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정보제공 고시는 정보 비대칭성이 큰 정보, 안전·구매결정에 영향을 주는 상품과 거래조건에 대한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확률형 상품(확률형 아이템) 확률정보, 도서지역의 추가배송비, 생활화학제품의 화확물질명, 자동차첨가제의 검사번호, 식품·가공식품·건강지능식품 내용량 등이 대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문체부가 확률형 아이템 관련 내용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을 마련하기 때문에 별도 고시로 시장에 혼란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정책 일관성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준수율이 80% 이상이고 확률 허위 표기 등도 기존 법률도 제재할 수 있어 게임법 개정안 시행 전까지 공백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률형 아이템은 효과와 성능 등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아이템이다. 부분유료화 게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사행성 우려로 게임사 스스로 확률을 공개하는 자율규제가 시행 중이지만 정부는 공표 확률의 진실성, 자율규제 실효성을 지적하며 규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공정위가 확률형 아이템을 포함한 상품정보제공 고시를 행정예고하자 게임업계는 자율규제 퇴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정위 고시에서는 제외됐지만 게임법에 대한 문체부 방침은 변화가 없어 업계 우려는 여전하다.
개정된 게임법이 시행되면 아이템별 확률을 의무 공개해야 한다. 아이템 종류가 많기 때문에 자칫 법 테두리를 벗어나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게임업계 입장이다.
법 시행 전까지 자율규제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자율규제 준수율이 낮아지거나 확률 공표에 문제가 생기면 자율규제의 한계를 지적받으며 정부 규제 수준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