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예비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여전히 신청절차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신중하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독자 설립을 추진 중인 디지털 손보사 관련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인가 신청 관련 일정에 대해서도 여전히 미정이란 입장을 고수하면서 선을 그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디지털 손보사 신청 관련 중요 사업으로 인지해 속도전보다 신중론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사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작년 10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했다. 삼성화재 상품 개발 및 노하우와 카카오 플랫폼,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기능을 더해 생활밀착형 보험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생 디지털 손보사에서 자동차보험 판매를 원하는 카카오페이와 이를 원하지 않던 삼성화재가 이견을 보이면서 올해 5월 결국 무산됐다. 카카오페이는 독자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의 디지털 손보사 관련 예비인가를 획득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한화손해보험이란 조력자가 있었던 반면에 카카오페이의 경우 단독 설립을 추진해 보험 관련 상품 개발력과 노하우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금융당국 역시 캐롯손보 건과 다르게 예의주시하고 있어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캐롯손보의 경우 한화손보란 업력을 가진 조력자가 있었고, 회사가 가졌던 라이선스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출범해 카카오페이의 독자 설립과 사례가 다르다”면서 “완전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사례라 금융당국 기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해 예비인가를 획득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