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보다 1년 늦게 합류
북미-유럽 등서 수요 기대
내년 글로벌 시장 1위 예상
화웨이 1위-삼성 2위 구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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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는 글로벌 5세대(5G) 스마트폰 시장에 애플이 합류했다. 삼성전자·LG전자보다 1년가량 늦은 시점이지만, 세계 각국 5G 인프라 구축 현황을 감안하면 5G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게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5G 아이폰 등장으로 롱텀에벌루션(LTE)에 머물러 있던 애플 충성 고객이 5G로 이동할 발판이 마련됐다. 아울러 핵심 스마트폰 제조사가 모두 주력 제품군을 5G로 교체함에 따라 세계 각국 5G 인프라 구축과 가입자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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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G '슈퍼 사이클' 기폭제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 4종을 모두 5G 지원 모델로 선보였다. 별도의 롱텀에벌루션(LTE) 전용 모델을 선보이지 않은 만큼 신규 판매되는 아이폰12는 전량 5G 스마트폰 점유율로 집계된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세계 130여개 이통사와 5G 관련 긴밀한 협업을 진행했다. 아이폰12 시리즈 핵심 마케팅 요소로 5G 속도를 부각, 각국 이동통신사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세대교체를 촉진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 출시를 기점으로 세계 2위 5G 스마트폰 제조사로 등극할 전망이다. 현재 1위는 화웨이, 2위는 삼성전자다.

화웨이 판매량이 대부분 중국 시장에 국한된 점을 감안하면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5G 신규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SA는 내년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5G 스마트폰 6억7000만대 가운데 1억8000만대가 아이폰으로, 애플이 화웨이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5G 시장 선두 자리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 점유율이 47%에 이르는 북미와 내년 5G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유럽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상태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이용자 40% 가량이 지난 3년반 동안 휴대폰을 교체하지 않았다”며, 아이폰12 시리즈 대규모 단말 교체(슈퍼 사이클)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 5G 아이폰 전초기지로 부상

국내 시장은 처음으로 애플 1차 출시국에 준하는 일정에 아이폰12 시리즈가 조기 상륙한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인프라·서비스가 가장 잘 갖춰진 국가로 일종의 전초기지 역할을 부여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2 시리즈 출시를 기점으로 이통사간 5G 가입자 확보 경쟁도 재점화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20% 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이용자 5G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5G 시장에 선제 진입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5G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승수효과를 함께 누릴 전망이다. 시장 초기부터 다양한 모델을 세계 각국에 선보이며 축적한 노하우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수성전을 펼친다. 중저가부터 프리미엄, 폴더블을 비롯한 이형 폼팩터까지 풍부한 라인업이 강점이다.

애플이 라인업을 갖추지 못한 중저가 5G 시장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독무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S20 FE(팬에디션) 등 수요 맞춤형 신규 모델과 차별화된 폼팩터를 갖춘 LG 윙 또한 하반기 5G 시장에서 아이폰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밀리미터파 5G, 커버리지가 관건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 5G 속도를 강조하며 버라이즌과 협업을 통한 밀리미터파(㎜Wave) 주파수 대역 지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 출시 모델에만 적용되는 스펙으로, 서브6(sub6) 주파수 대역 5G보다 한층 더 빠른 통신 속도와 저지연율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커버리지다. 버라이즌은 연내 60여개 도시에서 '5G 울트라 와이드 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대부분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한정된 서비스를 제공, 실제 사용에는 제약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사용 환경에 따라 LTE와 5G간 통신망 자동 전환을 지원하는 '스마트 데이터 모드'로 보완한다는 방침이지만, 5G 커버리지 논란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애플 아이폰만의 차별화된 5G 사용자경험(UX) 제시도 과제다. 애플은 아이폰12 프로 모델에 적용된 라이다(LiDAR) 카메라와 5G를 접목한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제시했지만 소비자가 차이를 체감할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전문가는 “단순히 빠른 속도만으로는 5G 아이폰으로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