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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쇼핑, 동영상 서비스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총 267억원 과징금을 결정했다. 제재 수위를 두고 공정경제 확보와 신산업 과잉규제라는 입장차가 크다.

정부 당국은 네이버가 자사 서비스를 우대해 경쟁사 진입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네이버는 소비자 후생을 위한 검색시스템 변화 등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검색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했다고 판단했다. 자사우대행위(자사 상품·서비스 스마트스토어 상품, 네이버TV 등을 검색결과 상단에 올리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린 행위)에 대해 각각 시정명령과 267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노출 순위 결정 시 자사 상품·서비스에 가점을 부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을 개편하면서 그 사항을 경쟁사업자에 알리지 않는 행위도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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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재에서 267억 과징금 중 265억원이 네이버 쇼핑에 쏠렸다.

네이버 쇼핑의 경우 자사 오픈마켓 입점업체 상품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기 유리하도록 검색 알고리즘 변경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송 국장은 “네이버는 다양성 함수를 적용,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사 오픈마켓 상품이 우선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을 조정·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오픈마켓 사업 초기부터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네이버가 2018년 8월 인공지능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현재는 불공정거래행위 정황이 해소된 상황이다.

앞서 네이버는 2003년경부터 지식쇼핑이라는 이름으로 상품검색 및 가격비교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 2015년 그 명칭을 '네이버쇼핑'으로 변경했다.

실제 네이버 쇼핑검색 결과에는 스마트스토어 상품과 11번가,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 경쟁 오픈마켓 상품이 모두 노출된다.

◇네이버 “소비자 후생위한 검색다양성 의도”

네이버는 다양한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상품 정보를 검색·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비교쇼핑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오픈마켓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원회의에서 네이버는 소비자 후생 제고 차원에서 검색다양성 품질을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을 50차례 수정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공정위는 5차례 알고리즘 조정사례를 제시했다. 네이버의 상품정보검색 노출은 두 단계를 거쳐 표출된다.

우선 해당 상품 검색 질의에 대한 적합도, 인기도 등을 점수화해 검색어와의 관련성을 결정한다. 이같이 산정된 상위 300개 상품을 대상으로 다양성 함수를 적용해 점수를 재계산, 상위 120개 상품(첫 3페이지) 최종순위를 결정한다.

네이버는 알고리즘 조정시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 영향을 관리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2년 4월 전후로 네이버가 자사 오픈마켓 출시 전후로 경쟁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 1미만의 가중치를 부여, 노출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 오픈마켓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추가적으로 가중치(1.5배)를 부여, 상품 노출 비중을 높였다.

또 2015년 6월에는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두고 네이버페이 담당 임원 요청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 제한 개수를 완화(8→10개)했다.

네이버 측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의견도 표출했다. 공정위가 가격비교쇼핑시장에 다음·다나와·에누리만 포함했다는 것이다. 지마켓·옥션·11번가 등 대형 오픈마켓이 빠졌다.

반면, 공정위는 경쟁 사업자로는 카카오, 다나와, 에누리 등으로 한정할 경우 네이버가 쇼핑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인 점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3월 기준 네이버가 수수료 수입 점유율은 79.3%, 거래액 점유율 80.2%, 페이지뷰도 73.2%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로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의 노출 비중이 증가하고 경쟁 오픈마켓 상품의 노출 비중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노출 비중 증가는 곧 해당 오픈마켓 상품 거래 증가로 이어진다. 그 결과 오픈마켓 시장에서 네이버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한다.

네이버는 행정소송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지난 9월 부동산 서비스의 경쟁사를 배제한 행위 제재에 대해서도 법적 절차를 준비 중이다.

앞서 당국은 부동산 정보업체(CP)와 계약하면서 매물정보를 카카오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와 관련, 과징금 10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매물정보가 자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정보라고 반박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공동 개발한 검증시스템이 적용된 자사만의 고유한 지식재산권(IP)이라는 주장을 폈다.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에도 과징금 2억원을 부과됐다. 자사 동영상에 가점을 주거나 경쟁사에 검색알고리즘 개편 사실을 알리지 않는 방식으로 검색결과를 왜곡했다는 판단에서다.

네이버는 자신의 동영상 검색서비스를 통해 네이버TV 등 자신의 동영상과 판도라TV·아프리카TV 등 경쟁사 동영상을 소비자에게 보여준다. 검색결과는 알고리즘에 따라 계산된 '관련도(Relevance)' 값이 높은 동영상부터 위에서 아래로 정렬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7년 8월 동영상 검색알고리즘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네이버의 행위 이후 일주일 만에 검색결과 최상위에 노출된 네이버TV 동영상 수는 22% 증가했다. 특히 가점까지 받은 테마관 동영상 노출수 증가율은 43.1%라고 덧붙였다.

◇중개플랫폼 첫 제재, 신호탄

이번 공정위 조치는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에 유리하게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변경하는 방식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해 제재한 최초 사례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정안이 플랫폼 규제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법 개정을 통해 불합리한 규제가 추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빨라야 2022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온라인 플랫폼법은 플랫폼 업체가 수수료를 산정하는 방식을 계약서에 기재해야 하며 계약내용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최소 15일 이전에 사전 통지할 의무를 부여한다. 법을 위반할 경우 위반액의 2배, 최대 10억원까지 과징금을 물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고발당할 수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