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캐딜락 'XT5', 세련된 아기곰...성능·디자인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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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5'는 세련된 아기곰 같다. 캐딜락의 전통적 중후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역동적이며 젊고 세련된 느낌을 물씬 풍긴다. 2030세대가 충분히 좋아할만한 외관이다. 형제차 준대형 SUV 'XT6'보다 크기가 작아 주차 부담이 적지만 내부 공간은 넉넉했다. 만족할만한 주행 퍼포먼스까지 갖췄다.

시승차는 XT5 부분변경 모델인 '2020 XT5'의 '스포츠' 트림이었다. 드라이빙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차체 컨트롤을 위해 빠른 반응의 스티어링과 더욱 공격적 섀시 튜닝을 제공한다. 주행 시 차량 기울기를 즉각적으로 잡아주고, 노면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500분의 1초마다 댐핑력을 조절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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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 휠

XT5는 캐딜락 'SRX'의 후속모델로 2016년 출시된 차량 완전히 다른 외관은 갖고 있다. SRX와 달리 얇고 긴 헤드램프를 갖고 있어 귀여운 이미지를 준다. 덩치는 사실상 준대형 SUV에 맞먹을 크기라 아기곰에 비유하는 게 적절할 듯했다. XT5는 전장이 4815㎜로 기아 쏘렌토 4810㎜와 비슷한 크기다. 앞서 시승한 XT6(5050㎜)보다 작지만 내부 공간은 넉넉하다. 상대적으로 주차도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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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 스포츠 트림의 라디에이터 그릴.

2020 XT5는 부분변경 모델이라 2019 XT5와 디자인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확연히 눈에 띄게 바뀐 건 라디에이터 그릴 정도다. 기존의 굵은 금속 장식 대신 스포츠 트림은 검정색 그물망 형태의 디자인이 그릴에 적용됐다. 스포티한 느낌을 줘 이전 디자인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내부 디자인도 이전과 동일하나 트랜드에 뒤처지는 느낌은 아니다. 시승차 인테리어 컬러는 '메이플 슈가'였는데 캐딜락만의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소재도 뛰어났다. 세미 아날린 가죽을 시트 등에 적용해 감촉이 좋았고 곳곳에 스티치 마감 처리가 돼 있어 고급스러웠다.

강한 힘도 만족스러웠다. 발진 가속, 추월 가속 등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묵직하게 앞으로 쏘아져나갔다. 고속 주행에서도 힘이 부족해 불만이 쌓일 일은 없었다. XT5는 모든 트림에 3.6ℓ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적용됐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4㎏·m다. 변속기는 기존 8단 자동변속기에서 하이드로매틱 9단 자동변속기는 바뀌어 변속 속도와 질감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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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 실내 디자인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뛰어났다. 공인연비는 도심 6.9㎞/ℓ, 고속도로 10㎞/ℓ, 복합연비 8㎞/ℓ다. 실제 드라이빙 모드를 '투어' '스포츠'를 섞어 89.5㎞ 주행했을 때 연비는 10㎞/ℓ를 기록했다. 도심주행은 물론, 고속주행이 섞여 있었다. 사륜 주행보다는 이륜 주행이 더 많았다.

캐딜락은 연비를 고려한 기술을 XT5에 적용했다. 특정 상황에서 실린더를 닫아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와 '오토 스탑·스타트'를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주행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능도 돋보였다. 캐딜락이 특허받은 '안전 경보 햅틱 시트'는 잠재적 위험이 있을 때 경고음 대신 시트진동을 발생시킨다. 후진 시 장애물이 감지되면 엉덩이에 진동이 느껴지는 식이다. 처음에는 놀랄 수 있으나 위험을 즉시 인지할 수 있어 직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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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 계기판에서 나이트비전 기능을 활성화한 모습

'나이트 비전' 기능은 열 감지 기술을 활용해 어두운 곳에서 전방에 있는 사람 또는 짐승 유무를 알아차릴 수 있게 돕는다. 계기판을 통해 밤에만 활성화할 수 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사고 방지를 위해 야간에 켜두고 운전하니 어둠 속에 있는 사람까지 감별해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장거리 주행뿐 아니라 도심 주행에서도 운전 피로도를 줄여줬다. 도심 주행에선 다른 차량이 급작스럽게 끼어들 때 재빠르게 대응하진 못 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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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의 룸미러 내장 후방카메라. 카메라로 찍힌 모습을 룸미러를 통해 보여준다. 일반 룸미러로 전환도 가능하다.

'전·후방 보행자 감지 브레이킹 시스템'은 충돌이 임박했을 때 비상제동을 돕는다. 해당 기능은 예상보다 민감하다. XT6 시승 때처럼 시각적으로 위험하지 않은 순간에도 반응해 한 두 차례 놀라기도 했다.

XT5는 스포츠 트림 외에도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이 있다.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물고기 비늘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패턴으로 디자인돼 있다.

트림별 가격은 스포츠 7517만원, 프리미엄 럭셔리 671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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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는 뒷자리에서도 공조시스템 제어가 가능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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