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관련해 “지역을 선정할 때, 시·군 단위로 여건이 안 돼도 읍·면·동 단위까지 세부적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해를 입은 경남과 전남, 충남 일대를 돌며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복구 상황을 점검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해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과 전남 구례군 등을 찾기 위해 KTX편으로 이동하던 중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이 같이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과 관련한 추가적인 특별재난지역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속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쨌든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서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건연구원장에게는 “이런 집중호우 상황에서는 코로나 방역이 느슨해질 수 있으니, 잘 챙겨 주시라”고 했다. 특히 “이재민이 모여 있는 임시주거시설 방역과 수인성 전염병에 대해서도 잘 대비해 달라”고 덧붙였다.
호우에 이은 폭염 준비도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호우가 끝나니 폭염이 시작됐다. 폭염 속에서 복구작업을 하게 되는데, 2차 피해를 막는 데 주력해 달라”며 “집중호우 기간 뿐 아니라 호우가 끝난 뒤에도 산사태가 있을 수 있으니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위험한 지역에서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대해 “한창 피해복구 작업을 하는데, 영접 또는 의전적인 문제로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방문을 망설였다. 하지만 워낙 피해 상황이 심각해서 대통령이 가는 것 자체가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행정 지원을 독려하는 의미가 있어 방문을 결정했다. 대신 현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수행인원을 최소화했다”고 직접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수석급 이상은 이번 일정 수행에서 제외됐다. 비서관급 최소 인원만 수행한 의전파괴 일정”이라며 “영남과 호남을 하루에 다 방문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방문 일정은 이동 거리만 767㎞에, 귀경 시간까지 포함하면 9시간 이상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강 대변인은 “보고받는 시간도 아끼고자 KTX에서 관계부처의 보고를 받았고, 식사도 열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고 전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