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합의·국민투표·개헌 제시
특별법 제정 최우선...개헌 마지막 카드
"국토 균형발전 위해 필요한 정책"
통합당 일부 지역 의원 찬성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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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4-2생활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운을 띄운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정치권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 지도부는 국회와 청와대가 모두 행정수도로 이동해 국토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며 공론화에 나섰다. 반면에 미래통합당은 지도부와 대선주자, 충청지역 의원들 모두 속내가 달라 난감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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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결정 어떻게?

더불어민주당은 27일 '행정수도완성추진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행정수도 세종 이전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우원식 의원이 단장이 돼 이날 오후 국회에서 TF 첫 회의가 열렸다. TF는 향후 활동 방향, 내부 분과 구성 등을 논의했다. 의원들의 세종시 현장 방문 일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 우원식 단장은 “균형발전은 국토 건강을 지킬 백신”이라며 “행정수도 완성의 목적 만큼은 국론분열 없이 여야가 최선을 다해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 시나리오로 여야 합의로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행정수도법'으로 개정하거나 국민투표 실시, 원포인트 헌법 개정 세 가지를 검토했다. 우 단장은 여야 합의로 특별법을 만드는 게 가장 빠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가 지난 24일 세종 토론회에서 “개헌을 해서 대한민국 수도는 세종으로 한다는 헌법 상 규정을 두면 다 세종으로 올 수 있다”고 개헌 주장을 공식화하면서 논란이 심화됐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여야 합의”라며 개헌은 가장 마지막 카드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투표 주장도 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투표를 고려하자고 제안했다. 김 최고위원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헌법 72조에 따라 국민투표에 의한 방법이 고려될 수 있다”며 “법률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하고, 헌법 개정은 (행정수도 이외의) 다른 쟁점으로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결국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이용해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는 의지를 연일 밝히고 있는 셈이다.

◇야당도 찬반 딜레마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야당 정치인들은 각자 다른 셈법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일부 지역 의원들과 충청지역에서는 찬성 입장이다.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은 지난 26일 “진정성을 바탕으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공론화하는 것은 대한민국 백년지대계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장우 통합당 대전시당위원장은 성명서에서 “행정수도 이전은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며 “충청권의 다양한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당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27일 “여당의 국면 전환용 꼼수가 분명하지만, 어차피 마주할 수도 이전 논의를 당장 외면하는 것은 상책이 아니다”라며 하루 속히 당 차원에서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도 이전의 목적은 정부 부처와 국회·청와대의 분리로 인한 국가 자원의 비효율을 개선하는 데 방점이 있다”며 “미완성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를 온전하게 만들어 '행정수도는 세종, 경제수도는 서울'이라는 구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부산을 지역구로 둔 3선의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종합적인 지역균형발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며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에서 최근에 왜 이렇게 급작스런 수도 이전 논의에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는데, 수도 이전에 대한 굳건한 생각을 갖는다면 내년 4월 7일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 이전을 민주당 공약으로 내걸고 서울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하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 억제를 못하니, 이제는 서울은 천박한 곳이라 수도가 옮겨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도시 발전과정이라는 걸 제대로 인식 못하는 것에서 나온 발상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야당인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에는 찬성이지만, 민주당의 의제설정 '타이밍'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이날 최고위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야기를 하니 멀쩡하던 세종시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제발 그 입들 좀 다물면 안 되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에 정의당은 찬성 입장을 당 차원에서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행정수도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마련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합헌적 절차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대통령이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골간을 다시 세우는 중대사안인 만큼 대통령과 정부, 국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할 때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