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 위한 착용형 보행보조시스템 나온다...움직임·근육발달 보조

전기로 근육과 관절을 제어해 착용자의 일상 활동과 근육 발달을 돕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고령인 근감소증, 재활인 활동, 보행장애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고령자 등의 활동을 돕는 보행보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개발 시스템은 근육에 5~35밀리암페어(㎃) 수준 미세 전기를 가해 운동을 보조한다. 근육은 작은 전류로도 인위적인 수축을 유발할 수 있으며 활동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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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가 개발한 착용형 보행보조 시스템

기존에도 전기 자극이 이용됐지만 작동 시간과 패턴 등을 사전에 프로그래밍해 자율성이 떨어지고 반복 동작만 가능했다.

연구진은 근육 신호로부터 실시간 사용자 의도를 알아내도록 했다. 사용자가 스스로 움직일 때 발생하는 '자발근활성신호(vEMG)', 근전도 신호에서 관절 방향과 동작 세기를 파악한다. vEMG 검출 정확도는 98%에 달한다. 이들을 활용, 근육 활성 신호로부터 동작 의도를 감지하고 전기 신호를 보내 정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활동을 보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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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을 착용한 뒤,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삼육대와 협력해 임상시험도 마쳤다. 고령인 대상으로 양쪽 다리 대퇴직근, 대퇴이두근, 앞정강근, 비복근 등에 시스템을 부착한 뒤, 보행 기능 개선 시험을 2년간 진행했다.

실험 결과,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신체기능평가 점수가 향상됐고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속도, 근육량, 지면 반발력이 늘었다.

시스템은 가로세로 17x6㎝ 크기 패치, 근육신호 센서, 전기자극 모듈,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했다. 무게는 배터리 포함 약 950g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한다. 다른 근력 증강·보조 방식을 복합 이용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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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보조시스템을 개발한 ETRI 연구진. 사진 앞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준영 연구원, 구자범 선임연구원, 김배선 선임연구원, 이동우 책임연구원.

신형철 휴먼증강연구실장은 “늘어나는 고령자·장애인 재활을 돕는데 이번 기술이 기여하기 바란다”며 “모듈을 경량화하고 인공근육과 함께 활용할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