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일부 모델부터 적용 검토
충전기 보급 충분·원가절감 고려
"비싼데 혜택 줄어" 반감 우려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스마트폰 충전기가 널리 보급됐다는 점과 원가 절감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함께 스마트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세한 시기와 방법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내년에 출시하는 일부 모델부터 충전기를 제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충전기를 스마트폰 구성품에서 빼는 방안을 관련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Photo Image
<앞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해도 충전기는 볼 수 없게 되는 걸까. 사진은 갤럭시폴드 구성품들.<자료: 전자신문DB>>

충전기는 스마트폰 구매 시 기본으로 제공되던 구성품이다. 배터리를 충전해야 스마트폰을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에 충전기는 스마트폰과 함께 기본으로 동봉됐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충전기가 충분히 보급됐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전자는 충전기를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 지원 등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스마트폰 가격을 상쇄하기 위한 원가 절감도 이유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풀이다.

충전기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와 같이 단가가 비싼 부품은 아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제조사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원가 절감이 중요해졌고, 이에 충전기를 대상에 올렸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가 언제, 어떤 모델부터 충전기를 제외할지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제조사의 움직임에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최근 스마트폰에 5G와 폴더블 기능 등이 접목되고 가격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비싸다는 인식이 큰 상황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던 충전기가 제외되면 소비자 반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충전기를 제외하는 대신 다른 보상이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져 스마트폰 구매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방침은 관련 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연간 4억대 안팎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세계 최대 제조사다. 삼성전자가 충전기 구매를 줄이게 되면 이를 납품하던 회사들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충전기 업체들은 새로운 구매처를 발굴하거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에 뛰어들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에 충전기를 납품하고 있는 국내 회사는 3개사가 있다.

충전기 제외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마트폰업계의 화두가 되는 모습이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는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역시 충전기 보급률과 원가 절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이 별다른 불편 없이 변화에 동참할지 거부감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Photo Image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