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6월 판매량 9% 성장
롯데하이마트, 제습기 74% 금증
무더위 찾아오며 반등 발판 마련
동행세일·환급 사업 '모객 효과'

사상 최대 무더위와 대한민국 동행세일, 으뜸효율 등 소비 진작 프로그램이 상승 효과를 일으키면서 가전 판매가 되살아났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가전 매장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소비 불꽃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 배려를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유통가에 따르면 지난 6월 1개월 동안 온·오프라인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살아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역대 최고 수준의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냉방가전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전자랜드는 6월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9% 성장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에어컨 판매량이 5월에는 10% 이상 줄었지만 6월 들어 30%나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롯데하이마트는 명확히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6월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확연히 늘었다고 밝혔다. 에어컨 30%, 냉장고 33%, 선풍기 77%(서큘레이터 포함), 제습기 74% 등 계절가전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급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 역시 에어컨 52%, 제습기 27% 성장했다. 창문형에어컨(178%), 이동식에어컨(117%) 등 인기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팔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오프라인 매장은 무더위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기상청은 6월 평균 낮기온이 22.8도로 1973년 전국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고 밝혔다. 부산은 22.4도로 기상관측 이래 116년 만에 가장 더웠다.
1분기 오프라인 가전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8% 이상 줄었지만 무더위 덕분에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철은 많이 덥지 않아서 계절가전 수요가 많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덥고 습해서 계절가전을 구입하려는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가전 소비를 되살린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은 정부 지원이다. 지난달 26일 시작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일주일여 만에 효과를 나타냈다. 정부가 예산을 직접 지원하지는 않지만 모객 효과가 크다고 유통업계는 입을 모았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자랜드는 가전 판매량이 52% 증가했다. 냉장고 판매가 100% 증가하는 등 동행세일 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하이마트도 동행세일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한 TV와 냉장고 판매량이 각각 전년 대비 54%, 38% 증가했다.
으뜸효율 가전 환급 사업 효과도 컸다. 정부가 직접 소비 촉진 자금을 지원하면서 예산 1500억원의 73%가 시행 3개월 만인 지난달 21일까지 소진됐다. 구매금액의 10%를 돌려주기 때문에 할인 효과가 컸다.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3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기대가 크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무더위 효과는 한두 달이면 사라지기 때문에 언제 소비심리가 움츠러들지 모른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소비심리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