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 여부 검토 착수한 검찰···다음 달 초 결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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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압도적 다수 의결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 불기소 의견을 내면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결심에 관심이 모아진다.

수사심의위 의견을 따를 경우 1년 8개월의 강도 높은 수사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되는 데다 시민단체나 정치권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상황에서, 정당한 절차를 밟아 중립적으로 개최한 수사심의위 결정까지 무시한다면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과거 수사심의위 결정 이후 검찰이 이를 수용할지 판단하는 데 걸린 시간이 대략 일주일 이내였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 기소 여부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통보받은 직후부터 사건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검토에 착수했다.

수사심의위 심의에 참여한 위원 13명 가운데 10명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낸 것에 검찰이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지 않고 수사중단·불기소 쪽으로 압도되면서 검찰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검찰은 수사심의위 권고 직후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일반 시민 전문가들이 참여한 검찰시민위원회 동의를 얻어 소집된 수사심의위 권고를 무시한다면 검찰이 편의에 따라 제도를 이용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수사심의위는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 형사사법제도에 학식과 경험을 갖춘 150~200명 위원을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추첨으로 선발한 15명이 심의에 참여한다.

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장이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친분을 이유로 위원장 직무를 회피하는 등 수사심의위는 중립성이나 공정성 논란도 벗어났다.

2018년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8차례 수사심의위가 열렸는데 검찰은 모두 권고를 존중했다.

지난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모두 기각됐고, 이달 4일에는 이 부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는 점도 검찰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검찰수사심의위 결과가 나온 직후 삼성 변호인단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업활동에 전념하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을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기도 곤란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고뇌가 깊다.

검찰은 2018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고발을 접수한 이후 1년 8개월 가까이 이 부회장 등을 수사해왔다. 이 기간 검찰은 삼성에 대해 50여차례 압수수색을 하고 110여명에 대해 430여회의 소환조사를 벌이며 20만쪽의 자료를 만들 정도로 수사에 공을 들였다.

장기간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온 검찰이 이제와 불기소 처분한다면 스스로의 행동과 논리를 부정하고 잘못을 시인하는 셈이 된다.

검찰수사심의위 결과와 이후 검찰의 수사 방향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재계, 시민단체 등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여야에 따라 의견이 극명하게 갈린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돈 있으면 재판도 수사도 없다'는 선례를 남긴 지극히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검찰 개혁 일환으로 기소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수사심의위원회를 만들고 그에 따라 결정했다면 그에 따르는 것이 검찰권의 올바른 행사”라면서 “특정인을 증오하고 무리한 처벌을 강요하는 것이 올바른 검찰권 행사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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