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앱·웹사이트의 무분별한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에 제동을 건다. 사진, 연락처, 브라우저 검색 정보 등에 접근하면 팝업 알림을 띄워 이용자가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 운용체계(OS) 'iOS 14'에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우선 카메라나 마이크가 활성화되면 화면 상단 안테나 아이콘 위에 초록색(카메라)·주황색(마이크) 점이 나타난다. 화면 밖 백그라운드에서 기능이 켜지더라도 이용자가 곧바로 인지할 수 있다. 이용자 몰래 사진을 찍는 '몸캠 피싱'이나 주변 소리를 녹음하는 등 사고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어창을 열면 언제 어떤 앱이 카메라·마이크를 활성화 시켰는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연락처나 사진, 동영상, 문서 파일 등 접근 여부에 대해서는 팝업창 형태로 알림 설정을 지원한다. 새로운 개인정보 섹션에서 앱 별 데이터 접근·수집 내역을 볼 수 있다.
위치정보는 정확한 좌표가 아닌 대략적인 공간정보로 제공한다. 사용자 주변 10제곱미터 범위 내 주요 랜드마크나 사거리 등이 기준점이다.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 없이 위치 기반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다만 정확한 위치가 필요한 응급 신고 서비스나 차량 내비게이션 앱 등에는 예외 적용도 지원한다.
앱스토어에서는 각 앱에 대한 일종의 개인정보 접근 '영양성분표'를 제공한다. 식품 포장지 겉면에 적힌 영양성분표와 같이 데이터 접근 항목이나 범위, 사용자와 연관·추적 여부를 앱 설치 전 일괄 확인할 수 있다. 불필요한 데이터 수집이 많은 앱을 사용자가 스스로 걸러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애플은 개인정보보호를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모든 제품 디자인 시작 단계부터 개인정보보호 원칙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