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앤에스텍, EUV용 블랭크마스크·펠리클 개발 박차…상용화에 100억 투자

향후 1년간 연매출 11% 규모 투입
빛 투과율 향상 등 고난도 기술 확보
미쓰이 등과 차세대 시장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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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 에스앤에스텍이 극자외선(EUV) 핵심 소재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한다. 이 업체는 아직 세계 시장에서 상용화 사례가 없는 EUV용 펠리클 제품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스앤에스텍은 'EUV 공정 핵심 소재인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 개발 및 양산'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에스앤에스텍 자본(885억원)과 연매출(844억원)의 11%가량 되는 금액이다.

에스앤에스텍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쓰이는 '블랭크 마스크'라는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빛으로 실리콘 웨이퍼 위에 회로 모양을 반복적으로 찍는 노광 공정을 할 때, 빛이 회로 모양을 머금을 수 있도록 '마스크'라는 소재를 활용한다. 마스크에 회로를 새기기 전 제품을 블랭크 마스크라고 한다.

에스앤에스텍은 현재 가장 범용인 불화아르곤(ArF) 노광 작업에서 쓰는 블랭크 마스크를 만들어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해왔다.

회사는 반도체 미세화로 다가온 EUV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EUV용 펠리클과 블랭크마스크를 차세대 제품으로 점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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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펠리클.

특히 에스앤에스텍이 개발하는 EUV용 펠리클은 세계 관련 시장에서도 상용화 사례가 없어 양산에 성공할 경우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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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과 EUV용 펠리클 원리.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펠리클은 반도체 제조용 마스크의 '보호 덮개'를 말한다. 값비싼 마스크 활용도를 높이고 오염도를 낮춰 공정에서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EUV용 펠리클은 기술 구현이 상당히 어렵다. EUV 노광은 기존 '투광식' 노광 작업과는 다르게 '반사식'이다. 모든 물질에 흡수되는 EUV 빛의 독특한 성질 때문에, 마스크는 빛을 반사하는 물질로 이뤄져 있다.

EUV용 펠리클이 마스크 앞에 놓여 마스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려면, EUV 빛을 투과하는 것과 동시에 내보내는 성질까지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 기술의 난도가 상당히 높다.

그러나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언젠가는 구현돼야 할 기술'로 꼽히기에 국내외 다수 업체들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일본 미쓰이화학, 캐나다 텔레다인 등 다수 해외 업체가 EUV 펠리클 개발에 매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에스앤에스텍은 EUV 펠리클 개발에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EUV 빛 투과율이 90% 이상만 돼도 양산 라인에 적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에스앤에스텍이 개발한 제품의 투과율은 88%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양산라인에 적용되기 위한 과정은 남아있지만, 수요 기업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다면 제품 양산까지 더욱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시에서 에스앤에스텍이 밝힌 투자 종료일은 내년 6월 30일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에스앤에스텍은 현재 주력인 ArF용 블랭크 마스크에 이어 기술 이전 등을 통해 EUV용 블랭크마스크 연구에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이 분야 역시 기존 강자인 일본 호야, 아사히글라스 외에도 반도체 장비 업계 1위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개발에 뛰어들 만큼 전도유망한 분야로 각광받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