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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조감도. 사진출처=충청북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규 구축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예정지로 충청북도 청주시를 선정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유치제안서를 제출한 4개 지자체 가운데 계획발표와 현장 방문을 거쳐 입지와 안전, 이용도 측면에서 최적지로 판단된 것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사업비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방사광가속기 유치로 6조7000억원 생산 유발 효과, 2조4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3만7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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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 발생 그림. 사진출처=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

Q:방사광은 무엇인가요.

A:방사광은 전자를 가속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X선으로, 나노세계를 관찰하는 기초과학 연구, 산업계의 재료 분석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947년 제너럴일렉트릭이 사이클로트론을 만들어 가속기를 자동하다가 처음으로 발견하고, 'Synchrotron Radiation'이라고 명명됐습니다. 이 용어가 국내에서 번역될 때 빛이 햇살처럼 퍼진다 해서 방사광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Q:방사광가속기가 왜 필요한가요.

A:방사광가속기는 태양보다 100경 배 밝은 아주 강력한 X선을 활용해 원자 크기의 물질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시설입니다.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단백질 구조나 1000조분의 1초에 준하는 찰나의 세포 움직임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나노 단위 분석이 필수인 미래 소재나 바이오 산업의 핵심 연구자원으로 꼽힙니다. 최근 인류에 막대한 위협으로 떠오른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필수 장비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초고성능 측정과 분석 인프라라는 측면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에너지 신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원천기술 확보에 필요한 국가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경상북도 포항에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성능 저하와 시설 용량 한계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연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신규로 구축합니다.

Q: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무엇을 만들었나요.

A: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대표적인 신약 개발 성과로는 미국 길리어드의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와 에이즈 치료제 '사퀴나비르'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표적단백질 3차원 입체구조를 포항가속기연구소를 통해 규명하고 2003년 네이처지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비아그라가 개발됐습니다.

이외에도 인텔사는 반도체 소재의 불순물 검사 정밀도 향상에 활용하고 있고, 일본 토요타는 자동차 부품소재 분석 전용 빔라인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기업인 포스코에서 LNG 선박의 강철판이 영하 169도 이하에서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도록 주석 성분을 최적화하기 위해 방사광가속기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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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가속기연구소 전경. 사진출처=포항가속기연구소

Q:방사광가속기의 '세대'는 어떤 의미인가요.

A:1960년 방사광은 기존 X선 광원의 단점을 극복한 우수한 성질을 가진 빛으로 인식됐습니다. 이 때문에 입자물리 연구를 위해 건설한 가속장치의 X선을 각종 연구에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방사광가속기의 1세대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이때는 방사광가속기가 방사광을 얻는 것에 주목적을 두지 않았습니다. 방사광가속기가 방사광 발생 및 사용만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1980년 이후부터입니다. 방사광가속기 2세대로, 비로소 물리, 생물, 화학 등 다양한 기초연구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 후반 들어서면서 방사광가속장치에서 전자빔을 조절하는 기술이 한층 더 발전했습니다. 보다 밝은 고품질의 방사광을 얻으려면 전자빔 크기를 더욱 작게 만드는 기술이 중요한데 이때부터 방사광가속기가 대형화됐습니다. 국내에서는 1994년 포항 방사광가속기가 세계 다섯 번째로 구축됐습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레이저처럼 '결맞음'이 좋은 X선을 생산하기 위해 구축됐습니다. 미국 스탠퍼드선형가속기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구축, 2009년 광원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는 포항가속기연구소가 2017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4세대 광원을 생산, 제공하고 있습니다.

Q:미국·일본 외에 다른 나라에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지 않나요.

A:현재 세계가 보유하고 있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0여개에 이릅니다. 하지만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한 국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총 5개 국가뿐입니다. 1조원대 거대한 예산과 함께 기술력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스탠퍼드선형가속기연구소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일본, 한국, 유럽도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만들었습니다.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산업계에 활기를 줄 수 있다고 믿는 이유입니다.

유럽은 독일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했습니다. 이 가속기는 전체 예산 중 60%를 독일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다른 유럽 국가들이 마련해 유럽연합 공동 시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방사광가속기를 건설 중입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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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과학입문', 이동녕 지음, 청문각 펴냄

방사광 이용이 생소하다고 느껴지는 과학자, 이공계와 의학도, 방사광 이용자라도 자기 분야 이외의 분야를 이해함으로써 활용의 폭을 더욱 넓히고자 하는 과학자들을 위해 집필된 책이다. 방사광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설명해준다. 활용사례를 통해 어떤 분야에서 어떤 원리로 이용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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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만들어 낸 이야기', 고인수 지음, 동인기획 펴냄


포항방사광가속기 건설에 얽힌 일화를 정리한 책. 방사광가속기 건설이 결정된 배경과 공정 및 시운전 과정에서 연구소 연구원과 파견 근무했던 포항제철 및 포스콘 직원들이 겪은 여러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포항방사광가속기가 어떤 분야에 활용되는지도 소개한다.


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