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휘거나 접히는 전자제품에 최적화된 플렉시블 전극을 개발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등 플렉시블 전자소재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장재은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팀이 기존 박막전극에 아주 작은 마이크로 구멍을 특정 형상으로 배치해 전기적 내구성을 높인 박막전극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를 이용한 박막 트랜지스터 제작 기술도 함께 개발해 향후 전기적 내구성이 필수인 플렉시블 디바이스에 응용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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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거나 접히는 전자제품에 최적화된 플렉시블 전극을 개발한 장재은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뒤), 허수진 박사과정생(앞)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처럼 휘거나 접는 전자제품이 증가하며 플렉시블 전극 연구가 활발하다. 기존 연구는 전도성을 확보하면서도 유연성을 향상하기 위해 전극의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거나 응력이 최소인 부분을 이용한 균열 억제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제조 공정이 복잡하거나 새로운 생산라인이 필요한 한계가 있다. 또 제한적인 물질로만 전극 제작이 가능하고, 개발한 전극도 전도성이 낮아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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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박막전극의 변형된 모습

기존 연구가 전극이 접히거나 구부러지면서 생기는 균열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장 교수팀은 균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제어하는 관점에서 전극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최적화된 배열로 작은 마이크로 구멍을 형성하는 새로운 박막 전극 구조를 제시했다. 특정 부분에만 응력을 집중시켜 균열이 퍼지는 것을 제어하는 새로운 구조다.

연구팀은 2~3마이크로미터(㎛) 아주 작은 구멍을 전극에 특정한 배열로 형성해 구멍 부분에서만 균열이 일정하게 발생하게끔 유도했다. 기존 전극은 휘거나 굽으면 전극 전반에 균열이 발생하며 전기가 전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정 배열로 전극에 배치된 구멍들은 구멍의 측면에만 균열을 집중 발생시켰고, 전극을 30만 번 이상 굽혔다 펴도 전극 내 다른 부분에 균열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전극의 전기적 내구성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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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블 전극(오른쪽)과 박막 트랜지스터의 모식도

개발된 박막전극은 현재 전극을 생산하는데 사용 중인 반도체 공정 장비를 그대로 이용해 제작 가능하다. 새로운 생산 장비가 필요하던 기존 연구보다도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다. 또 개발한 박막 전극을 이용해 개발한 트랜지스터는 성능도 뛰어나고 내구성도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장재은 교수는 “미세한 구멍을 이용해 균열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극”이라며 “기술을 좀 더 발전시킨다면 플렉시블 전자기기의 전자적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관련 분야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온라인에 실렸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