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고 모바일 세탁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세탁기를 구입하지 않는 가정이 많아졌다지만 세탁기는 여전히 필수 가전이다. 옷에 묻은 각종 세균을 생각하면 며칠씩 쟁여놓기가 찝찝할뿐더러 세탁물이 순식간에 산더미처럼 쌓이기 때문이다.
세탁기가 가장 '바빠지는' 여름이 코앞이다. 더 더워지기 전에 우리집 세탁기 상태는 괜찮은지 점검해 보자. 참고로 요즘 세탁기는 '신기술 종합세트'다. 크기는 커지고, 스마트한 것이 볼수록 욕심난다. 세탁물 무게와 오염도, 재질을 세탁기가 자동으로 감지해서 최적의 세탁 코스와 세제로 맞춤 세탁해 주는가 하면, 세탁이 끝나면 바로 건조까지 이어지는 세탁건조 일체형 제품도 등장했다. 지난달에는 24㎏ 용량 세탁기가 선보여 '양껏' 세탁할 수 있게 됐다.
◇전자동세탁기? 드럼세탁기?
세탁기는 세탁방식에 따라 보통 전자동세탁기와 드럼세탁기로 구분한다. 전자동과 드럼은 세탁기를 선택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자동세탁기는 세탁조가 회전하면서 생기는 강력한 물살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통돌이'로 잘 알려져 있다. 시간 대비 세탁 효과가 좋고, 소비전력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마찰력이 강한 만큼 옷이 늘어나거나 엉키고 보풀이 생길 수 있다. 세탁물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려 낙차 효과를 이용하는 드럼세탁기는 전자동에 비해 옷감 손상이 적다. 하지만 전력 소비가 크고 일반세탁기에 비해 세탁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렇게 세탁기는 두 방식의 장단점이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에 소비자 사이에서 선호하는 방식이 갈리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전자동세탁기 선호도가 좀 더 높은 편이다. 최근 1년간 판매된 세탁기 가운데 56%가 전자동세탁기이고, 드럼은 44%로 나타났다. 드럼세탁기가 선보인 이후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여전히 대중적인 인기는 전자동세탁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강력한 세탁력이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여기에 미니세탁기도 일조했다. 소량 세탁이 잦은 맞벌이 부부와 양말·속옷·아기 옷 등을 별도 세탁하려는 소비자 중심으로 미니 전자동세탁기 구매가 활발해 전자동세탁기 점유율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세는 대형화다. 최근 1년간 드럼세탁기 추이를 보더라도 18~21㎏ 대용량이 가장 많이 팔렸다. 전체 드럼세탁기 판매량의 24%가 18~21㎏이었으며, 10~14㎏과 15~17㎏이 각각 20%를, 9㎏ 이하는 12%를 차지했다. 이불같이 부피가 큰 것도 쉽게 세탁하고, 많은 양을 세탁하기 위해 대용량 세탁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이런 추세가 더해 18~21㎏ 판매점유율이 최고 33%까지 치솟았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4㎏ 용량 세탁기를 선보여 대형화 추세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드럼세탁기, LG전자 트롬 '우세'
LG와 삼성 가전제품을 놓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드럼세탁기에서는 LG전자가 가장 앞서 있다. 최근 1년간 판매된 드럼세탁기 가운데 75%가 LG전자 제품이고,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18%에 그쳤다. DD모터·스팀세탁·6모션·터보워시 등 차별화된 기술과 혁신성, '트롬'에 대한 이미지가 안착한 결과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온·오프라인 통합 판매에서는 우리가 소폭 앞서거나 대등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된 후 지금도 인기를 모으는 제품이 LG전자 트롬 F21VDAT다.
5줄기 터보샷으로 세탁이 더 빠르고 강력해졌으며, 빨래 양과 세탁 코스에 따라 강약조절까지 해 주기 때문에 세탁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두드리기, 주무르기 등 6가지 손빨래 동작으로 세탁력이 좋고, 트루스팀 기능으로 진드기 먼지 등을 99.9%까지 제거해 준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 씽큐'를 이용하면 어디서든 원격제어로 세탁을 시작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용량은 21㎏이다.
여기에 대적하는 제품으로 삼성전자 그랑데 WF21T6000KV가 있다.
마찬가지로 21㎏ 용량이다. 버블워시가 옷감에 스며들어 찌든 때와 세제 찌꺼기를 깔끔하게 헹궈낸다. 무세제통세척+로 세제 없이 세탁조를 관리할 수 있고, 세탁물 상태와 상황에 맞게 초강력·초절약 세탁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씽즈 앱과 세탁기, 건조기를 연결하면 세탁에서 설정한 코스에 맞춰 건조코스가 자동 설정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