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퍼스널 모빌리티, 핵심은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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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킥고잉이 등장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국내에는 10개가 넘는 후발 주자와 해외 기업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동킥보드가 낯선 시기는 금세 지나고 시민은 공유 전동킥보드를 일상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달 기준 킥고잉 회원은 50만명을 넘어섰지만 아직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숫자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는 기존 교통 수단의 대체제가 아니라 버스·지하철·택시가 할 수 없는 이동의 빈틈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한다. 대중교통이 접근하지 못한 공간을 퍼스널 모빌리티가 연결하는 이동 패턴은 과거에는 없던, 또는 있었지만 기록되지 않은 이동 양태이다. 즉 킥고잉은 기존 교통수단에서 얻을 수 없던 시민들의 이동과 도시에 대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잘 활용한다면 시민 이동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퍼스널 모빌리티를 위한 도시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킥고잉은 전동킥보드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관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데이터를 쌓아 가고 있다. 킥보드 핸들 사이에 부착된 단말기는 네트워크로 위치나 상태를 알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운행 시에 쌓이는 실시간 위치 정보, 궤적, 속도, 기기 제어 신호 등은 단말기를 통해 서버에 전송된다.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는 기본으로 이동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는 데에 활용된다. 킥고잉 운영 데이터에 따르면 직장이 밀집한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퇴근 시간대(오후 6시~7시) 다음으로 출근 시간대(오전 8시~9시) 이용률이 높지만 대학이 밀집한 마포구의 경우 오전 8~9시보다 오후 3~4시 이용률이 더 높다. 이렇듯 킥고잉은 지역·시간대별로 각기 다른 패턴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서비스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데이터는 교통에 취약한 지역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 노선도와 킥고잉 이동 경로를 데이터 맵에 기록한 후 대중교통 경로와 겹치지 않는 킥고잉 이동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교통의 빈틈을 측정할 수 있다. 빈도수가 더 높게 측정되는 곳은 이동의 수요가 높고 실제 이동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대중교통과 킥고잉 경로가 일치하지만 전동킥보드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면 교통체증이 심하거나 대중교통에 대한 초과 수요가 있는 구간일 수 있다. 이처럼 퍼스널 모빌리티 및 다른 이동 데이터와 결합하면 도시 교통 체계를 진단할 수 있다.

운행 정보는 또한 안전한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퍼스널 모빌리티를 위한 도로 인프라 설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노면 충격도와 속도를 도로 구간별로 측정, 이상 패턴을 보이는 구간을 특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기로는 이용자들에게 안전한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 도로의 노면이 균일하지 않은 도로를 피하도록 유도해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장기로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도로 환경을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통에 소외된 지역이 없도록 지원하고, 개인형 이동수단이 확장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지자체는 기업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 요청하고 활용법을 함께 모색해 가야 한다. 킥고잉은 경기도 부천시와 손잡고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시험에 들어갔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킥고잉을 제공하고 시민들의 이동 경로, 시간대, 패턴 등을 분석하는 등 시민을 위한 도시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 데이터는 정부, 지자체와 협력해 활용될 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최영우 올룰로 대표 ywchoi@olulo.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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