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구기관(출연연) 주요 역할 중 하나는 기술사업화 지원이다. 단순히 유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기업을 지원하고 우리나라 경제에 실제 파급 효과를 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최희윤) 산하 기술사업화센터에서 이들이 개발한 기술사업화 지원 핵심 기반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 위치한 센터에서 변정은 연구원을 통해 '데이터 기반 기술사업화 지원 플랫폼(스마트 K2C)'을 접했다. 스마트 K2C는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개별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변 연구원은 “스마트 K2C는 KISTI가 보유한 데이터와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각종 의사결정을 돕는 시스템”이라며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 역량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살펴 본 시스템은 '방대하다'는 느낌을 줬다. 시스템 웹페이지에 기재된 전체 기업리스트 건수는 10만3601건. 이들 기업에 대한 시스템 평가 정보가 가득하다. 공공데이터와 KISTI 자체 데이터로 꾸려진 정보다. 이를 통해 중소·벤처 기업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유망기업 선별, 글로벌 시장경쟁력 평가, 기술사업화 역량진단, 유망아이템 발굴 등 모델로 구성해 서비스하고 있다.
시스템을 통해 실제 시스템이 꼽은 유망기업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한 기업을 골라 유망기업 점수를 살펴본 결과 영업효율성, 기술잠재성, 재무건전성, 생산효율성 등 8개 세부 분야별 점수가 8각형 형태의 '방사형 차트'로 나타났다. 각 기업이 가진 강점과 더욱 정진해야 할 분야가 한 눈에 들어왔다. 유망 점수를 분야별로 나눠 순위나 등급을 살펴보는 것도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경쟁력 평가도 흥미로웠다. 식품이나 치과치료에 쓰는 물질인 '하이드로콜로이드' 분야에서 가상의 물질을 예시로 입력해 봤다. 다양한 물질 품질 정보를 입력하자, 곧바로 평가 결과가 나왔다. '시장 경쟁력이 벤치마킹사보다 17.88%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결과와 함께 품질 수준, 가격에 대한 촌평이 뒤이어 나왔다.
변 연구원은 “제품 주요 특징과 정보를 입력하면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과 비교해 국내외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스마트 K2C 시스템을 통해 기술 중심 중소·벤처 기업이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파악하고 시장 마인드를 갖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을 통해 받은 평가를 실제 경쟁력을 입증하는 증거로도 활용 가능하다.
배국진 박사는 “연구소기업과 같이 기술을 중시하는 기업의 경우 시장을 등한시 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스마트 K2C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 분석 모델과 시스템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 K2C가 우리나라 기업과 공공기술 사업화에 장차 널리 쓰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