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대표, 사업 다각화 선언
유상 증자 통해 실탄 확보 본격화
6월부터 법인명 '카카오뱅크' 변경
모바일 뱅킹 1위…생태계 연계 강화
카카오뱅크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들어간다. 신용카드 시장에도 처음 진출했다. 출범 3년 만에 기존 금융업 판도를 바꾼 데 이어 사업 다각화를 선언했다. 기존 금융업에서 시도하지 못한 서비스로 '메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속적 성장과 카뱅 퍼스트 달성을 위해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규제자본 준수를 위해 IPO를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영 방침인 '카뱅 퍼스트' 전략을 소개했다. 신용카드 출시, 연구센터 설립, 애플리케이션(앱) 리뉴얼, 오픈뱅킹 방안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우선 IPO를 통한 유상증자로 카뱅 퍼스트를 실현할 실탄 확보에 나선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고객 수는 1200만명이다. 핵심 활동성 지표인 월간 사용자(MAU)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아직 자산 규모에선 시중은행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카카오뱅크 자산 규모는 22조7000억원이다. IPO로 조달한 자금은 언택트 서비스 개발, 사업 확장에 활용한다.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 시장 진출도 공식화했다. 이날 오후 신용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이전에는 체크카드만을 취급했다. 신용카드는 카카오뱅크 독자 상품이 아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씨티카드와 협업했다. 기존 온라인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 차별점이다.
금융 분야 언택트 기술 강화도 선언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한다. 연구소는 최신 언택트 기술 개발의 전진기지로,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윤 대표는 “2021년에 문을 열 연구소는 이달 초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승인을 받았다”면서 “비대면 금융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을 개발, 테스트한다. 개발 기술은 실제 금융서비스에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밖에 카카오뱅크 앱 2.0버전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타행 계좌를 관리하는 오픈뱅킹 서비스는 상반기 말에 지원한다. 6월부터 법인명을 한국카카오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변경한다. 카카오뱅크 공격 경영에는 모바일 플랫폼 1위 사업자라는 자신감이 숨어 있다. 이미 모바일 뱅킹 1위 입지를 굳혔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카카오 서비스 생태계 연계 강화를 시사했다. 실제 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는 카카오페이 연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큰 폭의 성장세는 카뱅 퍼스트 원동력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주요 지표에서 세 자릿수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수익으로 주요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윤 대표는 “하루 1만명, 매월 20만~30만명이 카카오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했다”면서 “지난해 이체 건수는 4억7000만건, 이체 금액은 134조원이다. 2018년보다 90% 이상 증가했다.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80%, 외화송금 건수도 70%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표】카카오뱅크 주요 지표(자료 : 카카오뱅크)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