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115. 로트레크 실험정신을 이어 가는 프랑스의 스타트업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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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던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툴루즈 로트레크의 작품전은 우리나라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로트레크는 그만의 독특한 감각을 석판화 기반의 포스터를 통해 세상에 알렸다. 1891년 파리의 물랭루즈 가을 시즌 개막을 알리는 포스터를 디자인한 로트레크는 18세기풍 포스터를 대담하게 20세기풍 그래픽으로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트레크는 거리 미술인 포스터의 성격에 맞게 그의 석판화 속 대상을 먼 거리에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도록 표현 대상의 특징 중심으로 선이 굵으면서 단순하게 표현했다. 필자는 로트레크를 통해 프랑스의 스타트업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해 필자는 물랭루즈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파리의 한 스타트업 창업보육(BI) 센터에서 10개가 넘는 프랑스의 스타트업들을 심사했다. 당시 느낀 것은 로트레크와 같은 뜨거운 그들의 실험 정신이었다.

프랑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라프렌치테크라는 국가혁신 브랜드가 성공함으로써 스타트업네이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창업을 장려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벤처투자는 2017년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매년 4조원에 육박한다. 키마 벤처스 중심으로 현지 벤처캐피털이 적극 투자하고 있고, 부두와 디제르 등 유니콘들이 배출되고 그 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스타치온에프는 1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고, 페이스북·마이크로소트프(MS)·유비소프트·네이버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SW) 회사들도 협업을 위해 입주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유럽이 이곳에 입주, AI·로봇 분야에 대해 많은 석학과 글로벌 워크숍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대기업과의 협업 사례도 있다. SK가스는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메트론과 전략 차원의 제휴를 맺고 AI 기반의 에너지효율화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각 사업장에서 생성되고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AI 모델링을 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은 사업장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보여 주거나 사전에 설정된 분석 모델로 사용 패턴을 분석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서비스는 최적의 제어 포인트를 수시로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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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B를 성공리에 마친 딥테크 스타트업이 프랑스에는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다. 미로라는 스타트업은 AI 기반 사진편집 기능 서비스 모델로 약 500억원의 시리즈B 라운드를 마쳤다. 세븐넥스의 PUP 스캔은 클릭 한 번으로 모든 문서를 스캔·저장·공유할 수 있는 무선 모바일 스캐너다. 포스터부터 명함까지 PUP 스캔을 사용하면 A3에서 A8까지 다양한 형식을 스캔할 수 있고, 클라우드를 통해 컴퓨터·태블릿 또는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프랑스 온라인 헬스 플랫폼 닥터립이 최근 1억7000만달러를 투자받아 프랑스의 세 번째 유니콘이 됐다. 닥터립은 온라인 병원 예약서비스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매달 이용료를 지불하고 환자-의료진 연결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환자는 특정 지역의 의사와 병원을 선택해서 예약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고, 모바일로 예약 확인을 완료한다. 닥터립은 최근 원격진료 서비스를 오픈했다. 닥터립은 프랑스·독일 지역 의료진 7만5000명과 헬스케어 관계자 1400명에게 원격 진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상황에 매우 주목받는 서비스가 됐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진료는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서비스가 됐다. 우리나라도 원격진료 관련 규제가 풀려서 관련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더 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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