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도입 목표로 종합 테스트
적립 금액·횟수 따라 혜택 차등화
회원 수 3950만 국내 최대 통합 멤버십
온·오프라인 시너지…'록인 효과' 기대
롯데그룹이 통합 멤버십 엘포인트에 회원 등급제를 신설한다. 고객 적립 금액과 횟수에 따라 등급을 산정, 혜택을 차등화하는 것이 골자다. 롯데는 엘포인트 등급제가 단골 고객 충성도를 높이면서 계열사별로 산재한 고객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멤버스는 올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엘포인트 회원 등급제 론칭에 착수했다. 지금까지는 이용금액에 따른 적립만 가능했지만 등급제가 도입되면 단골 고객은 적립률과 할인쿠폰에서 차별화된 혜택을 받게 된다. 우량 고객에겐 로열티를 주고 일반 회원한테는 적립 동기를 부여, 롯데 멤버십 생태계를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격상된 마케팅팀이 작업을 맡았다. 롯데백화점 디지털전략본부장에서 올해 롯데멤버스로 자리를 옮긴 전형식 대표는 마케팅팀을 직속조직으로 전환, 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롯데는 엘포인트 고객별 구매 횟수와 적립금액 데이터를 분석, 회원등급 체계를 몇 단계로 세분화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용금액 상위 12% 고객을 내부 산출, 목표치를 달성하면 추가 포인트를 제공하는 파일럿 테스트도 실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작업 초기 단계여서 등급은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등급별 혜택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 종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핵심은 더 많이 사용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엘포인트는 회원 수가 3950만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개방형 통합 멤버십이지만 포인트 적립 외 부가 혜택은 없었다. 그러나 그룹 전 계열사를 비롯해 외부 제휴사를 포함, 전국의 50만개가 넘는 가맹점에서 적립·사용이 가능한 서비스다. 등급제 도입을 통해 충성고객 확보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멤버십 등급에 따라 계열사에서 누릴 수 있는 통합 혜택이 차등 지급되면 국내 소비 채널 전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그룹 특성상 고객 록인 효과가 기대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엘포인트를 자주 적립한 고객이 엘포인트 제휴사인 롯데백화점과 롭스 등에서도 상위 고객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번 작업 역시 롯데ON을 필두로 하는 그룹 옴니채널 구축 연장 선상에 있다. 롯데만의 차별화 경쟁력을 부각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망의 시너지를 꾀하는 만큼 계열사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에 유인 요소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그룹 통합 멤버십을 운영하는 유통 대기업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가운데 회원 등급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포인트는 롯데 엘포인트 같은 회원등급제 도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통합 멤버십 등급제보다는 고객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리워드 프로그램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통합 멤버십 H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멤버십 등급제 도입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종합유통사 가운데는 GS리테일이 다음 달 1일부터 온·오프라인 플랫폼 고객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 '더팝'을 신설하고 4단계로 나눈 등급제를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