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위기 '2題'...'수출 막힌 국산차·수입 막힌 외산차'

현대차, 울산 5공장 17일까지 중단
해외물량 감소...추가 휴업도 검토
유럽 현지 공장 '셧다운' 장기화시
수입차 재고 부족으로 '물량 대란'

자동차업계가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상반된 위기' 상황에 놓였다.

국산차는 해외 물량 감소로 공장 가동을 줄이고, 수입차 업계는 국내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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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직원들이 조업 중인 울산공장.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잘 대처해 완성차는 큰 차질 없이 생산되고, 판매도 큰 타격없이 진행되는 우리나라가 만들어낸 특이한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시장 인기 차종 '투산'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2라인)을 17일까지 가동 중단한다. 기아차도 소하1·2공장(카니발·스팅어·K9·프라이드·스토닉)과 광주 2공장(스포티지·쏘울)을 23부터 29일까지 가동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수요 부진 탓에 국내 공장을 가동 중단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 역시 가동 중단이 계속 연장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최근 해외 7개 공장 중에 중국을 제외한 6개 공장을 세웠고, 기아차는 해외 공장 6개 중 중국·슬로바키아를 제외한 4곳을 모두 가동을 중단했다. 이들 해외 공장은 대부분 이달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생산을 멈추지만, 현지 상황에 따라 휴업을 추가 연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은 내수 인기차종 생산에 집중하는 등 최대한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수입차 업계는 유럽·미국 현지 공장이 잇달아 셧다운 들어가면서 '5월 위기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입차 회사들은 당장 공급 물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지 공장 가동 중단이 5월 이후까지 계속되면 재고 부족으로 물량 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된다.

특히 유럽차 수입사를 중심으로 물량 확보에 비상에 걸렸다. 현재 가동을 멈춘 공장의 정상화 시점이 명확하게 발표되고 있지 않아서다. 수입차 업계는 최악의 경우 판매 중단에 들어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다수 수입차는 출고 2~4주 전 국내에 들어와 출고 전 점검(PDI)센터를 거쳐 고객에게 인도된다. 이달 출고되는 물량 대다수가 최소 한 달 전 현지 생산해 수입되는 구조다. 지금처럼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그 여파가 한 달 이후 현실화되는 셈이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유럽차다. 유럽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지난달 기준 유럽차 점유율은 독일(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63.8%, 영국(재규어·랜드로버) 7.7%, 스웨덴(볼보) 5.7%, 푸조·시트로엥·DS(336대) 1.7% 순이었다.

유럽차 한국법인 관계자는 “국내에 물량을 공급하는 현지 공장이 가동을 멈춘 상황이나, 이달까지 판매할 물량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공장 가동 정상화 시점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본사와 계속 소통하면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차들은 대다수 차종을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일부를 미국이나 남미에서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이들 대다수 공장이 생산라인을 멈췄다.

미국차 브랜드도 직접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국내에 판매 중인 미국차는 쉐보레·캐딜락·포드·링컨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미국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3.8%다. 미국은 현지 자동차 생산의 메카 미시간을 비롯해 대다수 공장이 폐쇄에 들어갔고, 생산 재개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6.1% 마이너스 성장한 수입차 시장이 올해도 2연 연속 마이스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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